요즘 인터넷상에서 유행하는 급식체가 있다. 유시시(UCC) 수행평가를 할 때, 급식체에 대해 발표한 조가 있었는데 보면서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도 아는 척하며 넘어가고, 쉬는 시간에 인터넷을 찾아보았다.
급식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급식’을 먹는 나이인 초·중·고교생이 주로 사용하는 은어를 일컫는 말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던 표현이나 개인방송 진행자들의 말투 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10대들에게 퍼져 나간 것이다. 단어의 초성만 사용하거나 ‘지리다’, ‘오진다’, ‘∼하는 부분’, ‘∼하는 각’, ‘실화냐?’ 등의 표현이 대표적이며 자문자답을 하거나 비슷한 발음의 단어를 나열하는 말장난과 같은 형태도 있다. 또한 ‘귀여워’를 ‘커여워’라고 적는 등 특정 글자를 모양이 비슷한 다른 글자로 대체하여 표현하는 ‘야민정음’도 급식체의 일종이 됐다.(시사상식사전, 박문각)
나름 젊고, 시대의 흐름이나 유행에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도깨비말’이나 암호같은 쪽지를 돌려도 금방 이해하고 말해서 아이들이 놀란 적도 많은데, 인정하긴 싫지만 나도 나이를 먹었나 보다.
인터넷상 급식체에 대한 찬반 의견이 다양했다. 양쪽의 의견 모두 설득력이 있다. 언어란 무엇일까. 시대에 따라 변하는 언어를 어디까지 인정해야 할까. 언어를 파괴하는 이런 변종 유행어는 버려야 할까, 창의 지성을 중요시하는 시대에 맞추어 적극적으로 인정해야 할까. 참 쉽지 않다. 언어의 본질인 규칙성에 어긋나기도 하고, 또 다른 본질인 창조성에 맞기도 하다.
잠시 고민하는 사이에 ‘상선약수’가 떠올랐다. 언어도 물 흐르듯 변해 가야 하지 않을까. 어떤 것이 흐름을 역행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것일까. 정답은 없다. 언어 간에, 세대 간에 치열한 고민과 생존경쟁 후 답이 나올 것이다. 나도 치열하게 참여해야겠다. 다음 주 첫 시간 수업은 급식체로 토론을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