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지주는 26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차기 농협은행장을 비롯한 자회사 최고경영자(CEO)를 추천한다. 이날 뽑힌 후보들은 각 계열사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확정된다. 이경섭 현 은행장의 임기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라 차기 행장 선임절차 역시 최대한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금융 안팎에서는 이 전 농협상호금융 대표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를 통과함에 따라 차기 농협은행장에 가장 근접해 있다. 농협중앙회는 공직 유관기관이기 때문에 임원이 자리를 옮기기 위해서는 퇴직 절차와 함께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 전 대표는 1960년 경기도 포천 출신으로 지역농협인 포천농협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농협중앙회는 1985년에 입사했고 이후 농협은행에서 프로젝트금융부장, 경기영업본부장, 서울영업본부장을 역임했다. 농협 내부에서는 이 전 대표가 지역농협과 농협은행, 상호금융까지 농협 내 1·2금융의 업무를 두루두루 경험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또 지역색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경기도 출신이라는 점도 내부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오병관 부사장과, 박규희 부회장의 막판 뒤집기 여부도 관전 포인트로 주목하고 있다. 이경섭 농협은행장을 비롯해 역대 농협은행장은 농협금융 부사장에서 승진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오 부사장은 농협금융 기획조정부장과 기획실장, 재무관리본부장을 거친 조직통으로 통한다. 박 부행장은 지난해 말 김형열 부행장과 함께 유일하게 유임된 부행장으로 기업금융 전문가로 꼽힌다.
한편 차기 농협은행장 윤곽이 드러나면서 NH농협생명, NH농협손해보험, NH농협캐피탈 등 계열사 CEO(최고경영자) 인선에도 영향이 불가피해졌다. 차기 농협은행장 인선에서 밀려난 인사를 중심으로 계열사 인사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민상기 서울대 교수와 전홍렬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정병욱 변호사 등 3명의 사외이사와 오병관 농협금융 부사장, 유남영 비상임이사(정읍농협 조합장) 등 2명의 사내이사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오 부사장이 1차 임추위를 통해 후보군에 포함됨에 따라 임추위는 오 부사장을 제외한 4명의 이사만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