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화학협회가 향후 협회장 직위를 ‘순번제’로 맡기로 결정했다.
21일 석유화학협회는 오전 서울시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2017년 제2회 이사회 겸 제1차 임시총회’를 열고 회장사 대상 및 선임 안건을 신규 제정했다.
이날 임시총회는 현재 협회장을 맡은 허수영 롯데케미칼 회장의 뒤를 잇는 회장 선출과 이와 관련한 업무 규정을 제정하기 위해 열렸다. 협회는 이번 임시총회를 통해 33개의 회원사 중 매출 규모가 큰 주요 회원사 최고경영자(CEO)가 돌아가며 회장직을 수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이 순번제로 협회장사를 맡기로 결정했다. 회장직 임기는 2년이다. 내년 3월 15일 자로 석유화학협회장의 임기를 끝마치는 허수영 협회장이 롯데케미칼 소속인 것을 감안해 LG화학과 한화케미칼이 2년씩 회장사를 맡게 된다.
이날 안건의 골자는 ‘회원사 위주의’ 순번제다. 그간 석유화학협회 회장직은 후임을 찾는 데 난항을 겪었다. 석유화학협회장은 회원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회사 업무와 협회 일을 동시에 해야 해 업무 부담을 토로해왔고 사기업 CEO이지만 업계를 대표하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에 협회장을 ‘사람’ 위주가 아닌 ‘협회사’ 위주로 돌아간다는 게 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협회사가 회장사를 맡게 됨으로써 순번 대상 회원사 대표이사는 자동적으로 회장으로 선임된다. 차기 회원사 대표이사는 수석 부회장으로 자동 선임된다. 협회 관계자는 “회원사 위주의 순번제를 통해 회장 업무에 대한 인식 강화와 책임 구현을 꾀했다”고 설명했다. 얼떨결에 회장직을 맡는 게 아니라 회사가 책임을 갖고 회장직에 임하게 된다는 의미다.
이날 회장직을 맡게 되는 기업의 순번은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SK종합화학도 3사와 함께 회장직 가입 인사를 밝혔다. 다만 참여는 2021년부터 예정돼 있어 당해부터는 4개사를 중심으로 회장직 순번제가 시행된다.
이날 총회에는 허수영 석유화학협회장(롯데 화학BU장), 김창범 한화케미칼 부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 김재율 대림산업 사장 등 13명이 참석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과 김형건 SK종합화학 대표이사 사장 등은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