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석유사업 자회사인 SK에너지의 핵심 자산인 ‘주유소’를 전 국민과 공유하는 혁신적인 시도를 한다. “공유 인프라를 활용한 성장전략을 마련하라”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주문에 따라 주유소를 공유하며 공동 사업기회를 만드는 것은 물론 경제·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구체적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인 SK에너지가 보유한 전국의 주유소를 공유 인프라로 제공해 상생적 성장을 하기로 결정하고 전 국민을 상대로 한 사업모델 개발을 시작한다고 21일 밝혔다. 공유 인프라로 제공하는 주유소는 전국 3600여 개다.
SK이노베이션은 SK에너지 주유소의 모든 유·무형 자산을 활용해 직접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주유소를 공유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기 위한 ‘주유소 상상 프로젝트’ 행사를 시작한다. SK주유소가 갖고 있는 주유기, 세차장, 유휴부지 등 눈에 보이는 유형 자산과 사업구조, 마케팅 역량, 경영관리역량 등 무형 자산, 주유소 네트워크 등이 공유 대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최종적으로 8개의 사업모델을 선정할 계획이며 이후 주유소를 운영하는 SK에너지가 사업모델 선정자들에게 실질적인 공동사업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전 국민이 알려줄 아이디어들이 업계 점유율 1위의 SK주유소 유·무형 자산들에 접목됐을 때 큰 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 국민과 함께 이를 활용한 새로운 가치 창출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류 제품 공급에 한정됐던 SK주유소를 경제적, 사회적으로 공유함으로써 SK에너지의 성장은 물론 사회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사업 파트너가 될 스타트업, 사회적기업, 중소기업들이 양질의 비즈니스 인프라에 접근할 수 있게 함으로써 양극화를 해소하는 등 사회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 같은 공유 인프라 방안은 최 회장의 ‘공유인프라를 통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당부한 후 수개월간의 준비를 통해 나온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 열린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우리 그룹이 갖고 있는 유무형 자산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공유인프라를 활용, 비즈니스 전략을 추진하면 미래 변화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공유 인프라는 SK그룹이 보유한 유·무형의 기업 자산을 협력업체나 벤처기업, 사회적 기업 등과 나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주유소 공유 외에도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각 사별로 공유 인프라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공유 인프라 시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기업이 가진 인프라를 공유하는 것은 사회와 행복을 나누고 함께 성장한다는 의미뿐 아니라, 그 자체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도 있다”며 “공유 인프라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SK그룹이 지향하는 ‘개방형 생태계’ 구축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에너지 ‘주유소 상상 프로젝트’는 내달 30일까지 접수를 받은 이후 심사를 거쳐 비즈니스 모델, 아이디어 부문 각 8팀, 총 16팀과 한 줄 아이디어 부문 12명을 선정해 시상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한 줄 아이디어 응모자 중 매일 60명씩 추첨해 약 2000여 명에게 경품을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