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서울의 아파트 공급이 바닥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로또 청약’ 열풍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공급은 줄어드는데 분양가는 같은 수준에서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또 내년 서울 분양아파트에 재건축 단지와 신혼희망타운 등이 포함돼 유망 지역으로의 청약시장 쏠림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부동산 리서치회사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내년 1월 서울 분양아파트 단지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는 아파트 16개 단지, 6375가구가 분양된다. 수도권에는 9개 단지, 3864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분양 물량이 줄어드는 것은 전국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32만여 가구로 추정된다.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이 2015년 51만8000여 가구, 2016년 45만여 가구, 2017년 37만8000여 가구였던 것과 비교해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는 셈이다.
분양 물량이 이처럼 감소하는 배경에는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건설사가 분양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있다. 전매제한을 강화하고 대출 한도를 줄인 8·2 대책과 10·24 가계부채종합대책의 아파트 집단대출 강화 등 건설사의 분양 위험성이 커지면서 공급도 자연히 줄게 된 것이다. 내년에 부활하는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등도 재건축 아파트 분양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공급이 줄어드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 분양가 상승률은 큰 폭으로 빠지고 있다. 부동산인포가 ‘부동산114 서울 아파트 분양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9.5%였던 서울 아파트의 분양가 상승률이 올해(12월 1주까지 집계)는 1.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내년부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돼 서울 분양가는 앞으로도 상승률을 더 키우기 어렵다.
반면 KB국민은행에 따르면 12월 4일 기준 전년 말 대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5.09%를 기록했다. 분양가와 일반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자연히 분양받아 낮은 가격으로 신축 아파트를 사고 시세차익을 보려는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
때문에 낮은 분양가로 인한 수요와 줄어든 공급이 맞물려 ‘로또’ 청약 광풍이 불어올 것이란 관측이 이어진다. 또한 내년 서울 분양시장에는 투자 수익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단지들이 나올 예정이어서 이 열기에 기름을 붓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서울은 주요 지역의 정비사업 일반 분양 물량들이 포진해 있고 신혼부부희망타운 같은 물량도 일부 포함돼 나올 예정”이라며 “분양가상한제가 현실화돼 건설사도 무분별이 분양가를 올리지 못하는 가운데 서울 등 일부 유망지역은 청약시장 쏠림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혼부부희망타운 아파트는 분양가가 인근 시세의 80% 수준을 형성할 예정이라 분양받을 시 막대한 시세차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강남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이명박 정부 당시 도입된 강남 보금자리주택도 분양가가 인근 시세의 절반 수준까지 내려간 경우가 있었다”며 “반값 아파트로 불리면서 그때도 당첨되면 ‘로또’란 말이 나왔다”고 말했다.
반면 유망지역이 아닌 경우 미분양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대출 규제로 한정된 자원이 유망 투자처로 쏠리면서 청약시장 양극화는 더욱 심화할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