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분유업계가 한·중 관계 개선에 따라 다시 중국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중국이 내년부터 제조분유 공장당 브랜드 수를 제한하는 가운데 이달부터 분유에 부과하던 관세도 인하돼 규제에 맞는 제품 출시로 중국 공략에 나선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분유 업체들은 10조 원에 달하는 중국 분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제품 출시 및 중국 정부 승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푸드는 지난달 30일 파스퇴르 수출 분유 3개 브랜드(위드맘, 그랑노블, 희안지)가 새롭게 시행되는 중국 조제분유 수출 기준을 동시에 통과했다고 밝혔다. 3개 브랜드를 모두 등록한 국내 업체는 롯데푸드 파스퇴르가 처음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남양유업은 그보다 앞선 23일 ‘아기사랑 수’가 중국 조제분유 수출 기준을 통과해 중국 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에 정식 등록됐다고 밝혔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등록 자료는 물론 생산 공장도 심사와 허가를 받아야 하는 중국의 조제분유 수출 기준을 모두 통과함으로써 총 6개 브랜드, 18개 제품을 중국에 수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 내 분유 시장은 자국산 가짜 분유에 대한 불안감 탓에 수입산 분유의 인기가 높았고 국내 분유 제품도 프리미엄 분유로 인정받았다. 이에 대(對)중국 분유 수출 역시 2010년 788만 달러에서 2013년 5638만 달러, 2014년에는 9397만 달러로 성장했고 작년에는 1억 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올해에는 사드 보복 조처로 1~10월 수출(5079만 달러)이 66.0%나 급감했다.
분유업계는 사드 해빙에 중국 유통망을 재정비하는 등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2018년 1월부터 ‘영유아조제분유 제품조제방법 등록관리법’이 시행돼 2000~3000개의 브랜드가 난립한 중국 분유 시장이 정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규제에 따르면 조제분유 생산 공장 하나당 3개 브랜드, 9개 제품(브랜드별 1~3단계)만 판매 가능하다. 업계는 이 규제가 시행되면 브랜드 수가 500~700개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이달부터는 비록 특수조제분유에 국한되긴 하지만 20%였던 분유수입 관세가 아예 없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저출산 상태인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어 거대 시장인 중국을 공략하는 것은 생존 측면에서도 당연한 것”이라며 “변화하는 환경에 대비하는 한편 사드 한파로 무너진 중국 내 유통망 복원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