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검색엔진 기업 바이두가 베이징 북부의 공공 도로에서 자율주행차 실험을 진행했다고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중국 공공 도로에서 자율주행차 실험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두가 ‘회색지대’를 노려 자율주행차 실험을 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바이두의 실험용 차량에 운전자가 탑승하지만 실제 운전은 자율주행시스템이 대신하는 방식이다. 현재 중국에는 자율주행차 실험에 대한 법규가 없다. 이날 실험에 대해 바이두는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리옌훙 바이두 회장은 지난해 7월 베이징의 순환도로에서도 개인적으로 자율주행차 실험을 진행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관련 법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이두 관계자는 내년 말에 법규가 제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마틴 룬스테드 볼보 회장은 “자율주행차 발전 속도를 결정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규제와 법적 책임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의 자율주행차 규제가 기술 발전의 속도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바이두를 포함한 5개 중국 기업은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의 공공도로에서 무인 차량을 실험할 수 있는 면허를 가졌다. 이들은 중국 기업의 기술 발전을 위해서는 자국의 혼잡한 교통 상황을 반영한 실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바이두 고위 경영진은 “실리콘밸리의 질서정연한 도로와 상반된 중국의 교통 체증이 중국 자율주행차의 장애물”이라면서 “교통체증 환경에서의 기술 발전 없이는 베이징을 가로지르는 데 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리정위 바이두 자율주행차 부문 책임자는 “우리는 길에서 마주하게 될 문제들에 대응할 것”이라면서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반응 영역 밖의 모든 교통 문제를 예측의 영역으로 담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바이두의 한 고위 간부는 “지방정부와 협력해 내년 2월까지 일부 도로에서 자율주행차 실험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이는 자율주행차 사업에 기념비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