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세월호 희생자 유골을 추가로 발견하고도 은폐한 사건과 관련해 책임 소재를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은 즉시 보고를 하지 않은 현장의 실무진과 김영춘 해수부 장관을 넘어 문재인 대통령에게까지 화살을 돌리는 양상이다.
그러나 세월호 유가족 일부가 “작은 뼈가 나올 때마다 알리지 말아 달라”고 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른 한쪽에선 신중론이 일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24일 오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해수부 안건을 심사하고 현안 보고를 받는다. 이 자리에서 농해수위는 세월호 유골 은폐 사건에 대해 김 장관 등 해수부 관계자들로부터 구체적인 보고를 받고 집중 질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히 은폐 이유와 책임을 추궁하는 야당 의원들의 거센 공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국정조사까지도 갈 수 있는 사건”이라며 “대통령의 사과는 물론이고 해수부 장관 해임까지도 가야 할 사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홍준표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권의 출발점이자 성역인 세월호에 대해 유골 은폐라는 중차대한 범죄를 범했는데 해수부 장관 하나 사퇴해서 그게 무마되겠는가”라면서 “세월호 의혹 7시간을 확대 재생산해서 집권했는데 유골 은폐 5일이면 그 얼마나 중차대한 범죄인가. 그들 주장대로라면 정권을 내놓아야 할 범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겠다”며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임명권자와 국민의 뜻에 따라 진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청와대는 진상조사를 진행한 뒤 종합적으로 판단해 김 장관 거취 등 문제를 살피겠다며 선을 그었다.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해수부는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물어 김현태 세월호 현장수습본부 부본부장과 이철조 세월호 후속대책추진단장을 보직 해임했다.
한편 세월호 유가족 일부는 김 부본부장에게 “작은 뼈가 한 조각씩 나올 때마다 알리지 말아 달라”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충분한 추가 조사를 실시하고 난 후에 책임 소재를 따져야 한다는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