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이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오는 12월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연준 위원 대부분은 경제가 현재 궤도를 유지한다면 가까운 시일 안에 추가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인식했다. 연준은 이날 지난달 31일~이달 1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공개했다.
연준은 지난 FOMC에서 금리를 동결했지만 올해 세 차례 금리를 올린다는 시나리오는 그대로 유지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 대부분은 지난 8~9월 미국 동남부를 휩쓸었던 허리케인 영향으로 유가는 올랐지만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상승률이 부진한 점에 대해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위원들은 중기적으로 빡빡한 노동시장 상황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견해에 대체적으로 동의했다. 오마이르 샤리프 소시에테제네랄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12월 금리인상이 기정사실이라는 점을 잘 전달했다”며 “이번 회의록은 사실상 9월 FOMC 당시와 바뀐 것이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회의록은 목표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인플레이션을 놓고 연준 위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음을 나타냈다. 많은 연준 위원이 자신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랜 기간 물가상승률이 목표치 밑을 유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일부 위원들은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떨어져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 수준으로 회복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실업률은 16년 만에 최저 수준이지만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연준 목표인 2%를 밑돌고 있다. 연준이 물가판단의 기초 자료로 쓰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지난 9월에 1.3%에 그쳤다. 올 들어 지금까지 평균치도 1.6%에 불과하다.
또 연준 위원들은 금융 불균형에 대한 불안도 표명했다. 장기간 지속됐던 저금리가 금융시장의 과열을 촉진해 잠재적 리스크를 축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준은 오는 12월 12~13일 올해 마지막 FOMC를 개최한다. 연준 지도부가 크게 바뀌면서 향후 통화정책 전망은 더욱 흐려지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내년 2월 임기 만료와 함께 물러나고 제롬 파월 연준 이사가 후임 의장으로 취임한다. 옐런은 이사직에서도 물러날 것이라고 언급해 연준 이사 7석 가운데 네 자리도 공석으로 남게 된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내년 중반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고 리치먼드 연은도 새 총재를 지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