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공포에 주목받는 내진강재… 확산 속도 더딘 이유?

입력 2017-11-1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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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지진 공포에 국내 철강업체들의 내진강재가 주목받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국내 동남권을 중심으로 발생한 지진으로 내진 건축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내진강재의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 ‘빅3’는 지진에 견딜 수 있는 내진 철근·강판·후판의 개발과 판매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은 이달 1일 국내 최초로 내진용 철강재 전문 브랜드 ‘H-코어’를 출범하며 내진강재 시장에 대한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동국제강도 2010년 내진철근 SD400S, SD500S 개발에 성공하며 내진강재 성장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내진설계에 대한 KS 인증을 취득하여 진도 6.0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고성능 철근 생산 기술을 확보했다.

포스코는 1995년 SN 강재개발을 상용화 했다. TMCP강, HSA강, 내지진강관 등 강구조 건축물에 사용되는 내진강재들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TMCP강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일산 킨텍스 등에 적용됐으며, SN 강은 신도림 테크노마트, 고양체육관 등에 사용됐다.

철강업체들이 내진강재 수요에 대비하는 것과는 달리 내진강재 사용 확산 속도는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기준 국내 건축물에 사용되는 내진 H형강의 비율은 21%다. 4%에 불과했던 2012년에 비하면 증가세는 뚜렷하다. 다만 이마저도 낮은 수준이고 내진 철근과 후판의 경우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경주 지진 이후부터 내진강재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 됐지만 확산 속도는 빠르지 않다”면서 “내진강재 사용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법이 제정되면 수요는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장강재 사용에 탄력이 붙지 않는 이유로는 ‘관련법 부재’가 꼽힌다. 정부가 올해 2월부터 ‘2층 또는 200㎡ 이상 건물’에 내진설계를 의무화하는 법을 시행했지만, 이 법으로는 내진강재 사용을 강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건물을 지을 때 내진설계의 조건만 갖추면 내진강재 대신 일반강재를 사용해도 된다. 때문에 건설사들은 내진강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일반강재를 선택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내진강재 사용을 의무화하는 법이 없다보니 아직까지는 내진강재보다 일반강재를 찾는 수요가 많다”며 “내진강재는 일반강재에 비해 압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원가가 높지만 가격을 일반강재 수준으로 맞추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진에 대비한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건축자재 가공 업체인 대창스틸의 경우 내진형 이중바닥재, 기밀형 이중바닥재 특허를 통해 이중바닥재 전문업체로 성장하고 있다. 진동감지기와 드론 개발 기술을 보유한 유테크도 기존 군납 업체에서 지진 감지·대응 프로세스 관련 업체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양용비 기자 dragonfly@

안경무 기자 noglas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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