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투자자인 넬슨 펠츠 트라이언파트너스 최고경영자(CEO)가 세계 최대 소비재 업체인 프록터앤드갬블(P&G)과의 사상 최대 규모 위임장 대결에서 역전승을 선언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라이언은 이날 성명에서 지난달 P&G 주주총회 당시 치렀던 넬슨 이사 선임 건 투표 결과를 재집계한 결과 약 4만3000표 차이로 자사가 승리했다고 밝혔다.
트라이언은 35억 달러(약 3조8745억 원)에 달하는 P&G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펠츠는 P&G가 핵심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비용을 대폭 절감하는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펼쳐야 한다며 자신을 P&G 이사에 앉힐 것을 요구했다. 이에 P&G가 반대하면서 양측은 사상 최대의 위임장 대결을 벌였으며 여기에 들어간 돈만 해도 총 6000만 달러에 달했다.
P&G는 지난달 주주총회 직후 예비 집계에서 자사가 근소한 차이로 펠츠 측에 승리를 거뒀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라이언은 독립 검사관에게 재집계를 맡긴 결과 상황이 역전됐다고 주장했다. 트라이언 측에 따르면 펠츠 이사 선임 건에 대해 찬성표가 반대보다 4만27890표 많았다. 양측의 표 차이는 백분율로 계산하면 0.0016%에 불과했다고 FT는 덧붙였다.
P&G 주가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 정규 거래에서 0.7% 하락 마감하고 나서 시간외 거래에서는 3% 급등했다.
그러나 P&G는 “이번 재집표 결과도 예비 단계에 불과하며 좀 더 리뷰해야 한다”며 “양측이 집계 결과를 서로 검토해 차이점을 줄일 기회를 가질 것이며 최종 결과는 수주 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펠츠는 P&G가 느린 의사결정과 방만한 경영으로 매출이 정체 상태에 빠졌닥고 한탄하면서 현재 10개에 달하는 사업부를 3개로 축소하고 젊은 세대 소비자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작지만 독특한 브랜드를 인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경영진 변화나 분사와 같은 극단적인 대책은 요구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