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3년째 임단협 헛발질...발목 잡힌 산업계

입력 2017-11-06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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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무려 3년째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 나서고 있지만 올해도 타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임금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하며 2016·2017 임단협 통합 교섭에 나서고 있는 현대중공업도 연내 타결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대한항공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말까지 두 달 밖에 남지않은 시점이지만 임단협을 둘러싼 노사간 갈등으로 산업계는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는 모습이다.

◇노사 간 의견 대립 '팽팽'…노조 집행부 선거도 변수= "올 연말이 또 다시 고비가 될 것 같습니다"

무려 3년째 조종사 노동조합과 임금 협상을 진행 중인 대한항공은 올 연말이 벌써 걱정이다. 지난 10월 추석 대목을 앞두고 예고됐던 파업은 다행히 막아냈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한 임금협상 탓에 연말 대목을 앞두고 또 다시 조종사 노자가 파업카드를 들고 나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회사 측은 노조와 물밑 대화채널 가동하며 협상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연말 조종사 노조가 새 집행부 선출을 위한 선거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은 이달 7일부터 17일까지 열흘간 새 노조 집행부 선출을 위한 투표를 진행한다. 후보는 기존 위원장인 이규남 기장과 김성기 기장 두 명이다.

강성 성향의 이규남 위원장이 재당선될 경우 현 노조 기조와 투쟁 방침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 향후 임금 협상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위원장이 당선되더라도 새 집행부 구성 이후 협상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연내 타결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만약 대한항공과 조종사 노조가 올해를 넘기게 되면 지난 2015년 임금 협상이 4년을 이어가게 된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2015년 임금 4% △2016년 임금 7% 인상 △퇴직수당 매년 1%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2015년 임금 1.9% 인상 △2016년 임금 3.2% 인상 △보안수당 인상, 공항대기 수당 신설을 제시하고 있다.

◇노사간 갈등으로 경영부담도 ↑…"작년보다 타결 늦어져" = 대한항공 뿐만 아니라 현대차, 한국지엠, 현대중공업 등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한 기업이 늘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상위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7년 주요 대기업 임단협 현황과 하반기 노사현안’ 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임단협을 완료한 기업은 162개사 가운데 34.0%(55개사)로 나타났다. 지난해 설문과 비교하면 협상완료된 기업은 8.4%p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임단협 타결이 늦춰지는 것과 관련해 새 정부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노조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정책이 나오면서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한경연 관계자는 "임단협 교섭 기간과 협상 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동종업계 임단협 교섭 결과 및 진행 상황’이 꼽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산업계에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의 정책이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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