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데뷔 10주년을 맞아 개발한 야심작 ‘아이폰X(텐)’이 드디어 판매를 시작했다. 아이폰 역사상 가장 비싼 999달러(약 111만 원)라는 가격과 높은 인기로 아이폰X은 애플에 막대한 수익을 안길 전망이다..
아이폰X은 이날 미국과 호주, 일본 등 전 세계 55개국에서 출시된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현지시간) 고객들이 애플스트어 앞에서 밤샘을 하면서 장사진을 치는 장면이 재연되고 있다며 아이폰X의 뜨거운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의 애플스토어에서는 고객들이 길게 줄을 늘어선 가운데 경비원들이 펜스를 치고 질서유지에 여념이 없었다. 호주 시드니에서는 팬들이 접이식 의자에 않아 아이폰X 판매를 기다리는 가운데 일부 사람은 아예 기다린 자리를 팔기도 했다. 일본 도쿄 긴자의 애플스토어는 두 블럭까지 줄이 길게 늘어섰다.
시드니 애플스토어는 평소보다 1시간 빠른 오전 8시에 문을 열었다. 이날 처음으로 아이폰X을 얻게 된 한 고객은 “화면 크기와 디자인 모두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도쿄의 한 고객은 아이폰X을 빨리 받아보고자 이틀 먼저 매장에 와서 줄을 섰다고 밝혔다.
애플은 새 아이폰이 나올 때마다 들뜬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고객들이 출시 며칠 전부터 줄을 서는 것을 유도해왔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온라인 예약 판매 등으로 그 열기가 식었다. 애플은 올해 출시 첫날 현장 판매도 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아이폰X 흥행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초도 생산물량이 제한돼 첫날 제품을 사지 못하면 아이폰X을 받아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고객들의 조바심도 장사진 연출로 이어졌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아이폰X 수요는 아주 매우 강하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수요가 공급을 월등히 뛰어넘는다는 이유에서 아이폰7 이후 출시 첫 주말 판매 성적을 밝히지 않고 있다. 성적을 공개한 마지막 때인 2015년 아이폰6S와 아이폰6S플러스는 출시 첫 3일간 1300만 대 이상 판매로 사상 최대치 기록을 세웠다.
애플은 전날 실적 발표에서 2018 회계연도 1분기(올해 10~12월) 매출이 840억~8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톰슨로이터 집계 전문가 예상치 849억 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이폰X 생산 병목현상이 어느 정도 풀렸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풀이했다. 아이폰X에 대한 수요가 이미 뜨거운 상황에서 공급이 이를 따라가느냐가 관건인데 애플의 전망치가 이에 대한 우려를 해소한 것이다. 쿡 CEO는 “아이폰X에 새 기능이 추가됐음에도 생산량을 늘린 우리의 능력에 고무됐다”며 “최대한 빨리 고객들이 받아볼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이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쿡 CEO는 아이폰X 가격이 너무 높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미국 이동통신사 계약을 살펴보면 고객들은 월 33달러에 아이폰X을 살 수 있다”며 “이는 일주일에 몇 번 커피를 마시는 가격”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