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카드회사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의 케네스 슈놀트 최고경영자(CEO, 66)가 16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슈놀트가 회장직과 CEO 직에서 물러난다며 그의 뒤를 내년 2월 1일부터 스티븐 스쿼리(58) 부회장이 잇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슈놀트는 2001년부터 16년 간 아멕스를 이끌어왔다. 금융업계에선 드물게 장수한 CEO이자 아프리카계 미국인 CEO 중 하나로 37년 만에 아멕스를 아주 떠나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멕스의 핵심 파트너였던 코스트코와의 제휴가 틀어진데 따른 손실과 아멕스의 프리미엄 카드가 체이스 사파이어 리저브 카드와의 경쟁에서 밀린 것이 슈놀트 사임에 결정타였다고 분석했다.
최근 신용카드 시장은 1조 달러를 넘어서며 활기를 띄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멕스의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축소돼 일부 주주들은 장기 성장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해왔다. 이에 많은 고위직이 회사를 떠났다. 이런 가운데 슈놀트는 2015년 당시 아멕스 회장이었던 에드 길리건이 예기치 못한 죽음을 맞으면서 개인적으로 더 힘든 시간을 보냈다. 현재 회사의 최대 과제는 모바일 결제가 보편화하면서 신용카드를 갖고 다니는 사람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멕스의 앞날이 잿빛인 것만은 아니다. 지난해 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28% 상승하는 동안 아멕스 주가는 50% 넘게 올랐다. 이에 주주들은 슈놀트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기 시작한 터다.
이날 슈놀트는 애널리스트들과의 컨퍼런스콜에서 “우리는 강력한 위치에서의 새로운 장을 시작하고 있다. 이는 리더십 변화를 만드는데 적기”라고 설명했다. 후임으로 내정된 스쿼리에 대해선 “훌륭한 전략가이자 강력한 지도자”라고 칭찬했다.
아멕스의 최대 주주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슈놀트의 퇴임 소식에 “기업 리더십의 표본”이라며 후임인 스쿼리에 대해선 “뒤를 이을 완벽한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버크셔는 아멕스 지분 17%를 갖고 있다.
스쿼리는 2015년 부회장에 취임했다. 그 전에는 회사의 글로벌 기업 서비스 그룹의 부문 사장이었다. 그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슈놀트의 퇴임에 따라 앞으로 3개월 안에 약간의 조직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