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사흘연속 내림세를 보이며 한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말 발표된 미국 9월 소비자물가(CPI)가 0.5% 상승에 그쳐 시장예측치(0.6%)를 밑돈 영향을 받았다.
다만 방향성에 대한 확신이 없어 낙폭은 제한됐다. 장중 변동폭 또한 추석 연휴이후 가장 적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글로벌 경제지표 호조에 원·달러가 하방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박스권 하단인 1120원을 하향돌파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없는데다 추가하락시 당국 개입 경계감마저 크다고 봤다. 18일 중국 당대회를 앞두고 북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연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는 모습이다. 당분간 1120원대 중반에서 1130원대 초반 사이에서 지루한 횡보장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1126.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29.0원과 1126.0원 사이를 오갔다. 장중저점 역시 전달 18일(1125.8원)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다만 장중 변동폭은 3원에 그쳐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9일(2.7원) 이후 가장 낮았다.
역외환율은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5.9/1126.4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2.4원 내렸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6.43포인트(0.26%) 오른 2480.05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96억92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예상치를 밑돈 미국 소비자물가 영향으로 원·달러가 하락압력을 받았다. 다만 장중 외국인이 주식을 매도했고 강세를 보이던 위안화도 오후장들어 약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하락폭은 제한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글로벌 경제지표가 괜찮을 것으로 보여 위험선호 심리는 계속되겠다. 원·달러 하락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18일 중국 당대회를 앞두고 대북 경계감도 유지되는 모습이다. 1120원대에선 지지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1120원대 중반에서 1130원대 초반 사이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도 “1120원대로 진입하면서 추가 하락에 대해서는 다른 재료가 필요하다는 관측이 많다. 북한 이슈로 1140원대까지 올랐던 상황에서 긴장감이 많이 완화되면서 롱스탑이 많은 분위기다. 다만 수출업체는 급하게 팔 이유가 없고 수입업체는 더 밀리면 사겠다는 심사인데다 은행권 참가자들도 방향성에 대한 확신이 없다. 이에 따라 장중 변동폭도 3원 정도 수준에 그쳤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원·달러가 더 하락한다면 당국 경계감이 커질 것이다. 박스권 하단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하향이탈 기대감은 없다. 그렇다고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도 없어 지루한 장이 계속될 듯 싶다”고 전망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06엔(0.05%) 하락한 111.76엔을, 유로·달러는 0.0024달러(0.20%) 내린 1.1793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