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주가 급속히 번지는 대형 산불에 비상이 걸렸다.
9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미국 주요 와인 생산지인 나파와 소노마 지역을 포함해 북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7만5000에이커(약 304㎢) 면적이 불에 탔으며 10명이 사망하고 약 100명이 화상 등으로 치료를 받는 등 인명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산불로 인해 최소 1500채 이상의 주택과 건물이 파손됐으며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날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산불이 난 지역들에 피난 명령이 내려지면서 약 2만 명이 전날 밤 대피했다. 미국 적십자의 신시아 쇼 대변인은 “소노마와 나파 등 카운티에 9개의 대피소를 열었다”며 “지방당국도 추가로 10개 대피소를 개설했다”고 말했다. 학교와 교회, 지역센터 등도 지역 주민을 받아들이고 있다.
산불은 전날 밤 시작돼 강풍과 고온으로 급속히 확대됐다. 나파와 소노마에서는 많은 농장 근로자가 한창 포도를 수확 중이었는데 산불로 막대한 타격을 받게 됐다. 나파 북쪽 애틀라스피크에서 일어난 산불은 약 2만5000에이커 면적을 태웠다. 소노마 카운티 산타로사 시 북동쪽에서 일어난 불길로 피해를 본 지역도 2만5000에이커에 달했으며 힐튼호텔 등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다. 이 지역 호텔에 머물던 투숙객들이 긴급히 피난하는 등 관광산업도 타격을 받게 됐다. 현지 관광당국에 따르면 나파와 소노마 지역의 관광수입은 연간 총 40억 달러(약 4조5700억 원)에 이른다.
캐리사 크루세 소노마카운티포도농장주협회 총재는 “이번 산불은 파괴적이다. 와이너리와 주택 등에서 화재 피해보고가 늘고 있다”며 “포도의 90%를 수확했지만 여전히 남은 포도가 많은데 이를 거둬들일 수 없게 됐다”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