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에서 현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가 일어난 가운데 인명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날 밤 라스베이거스 음악축제에서 일어난 총격사건으로 최소 58명이 사망하고 515명이 부상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는 64세의 은퇴자인 스티븐 패덕이다. 그는 전날 오후 10시께 자신이 머물던 만달레이베이리조트앤드카지노 32층에서 컨트리뮤직 축제인 루트91 하베스트가 한창 열리던 길 건너편의 무대에 총기를 무차별적으로 난사했다. 당시 2만2000여 명의 인파가 밀집해 있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경찰이 호텔 방을 급습하기 전에 이 용의자는 자살했다. 패덕의 호텔 방에서는 완전자동 소총을 포함해 약 20정의 총기가 발견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총기난사는 ‘순수한 악의 행위(act of pure evil)’”라고 비판하면서 “라스베이거스를 4일 방문할 것이다. 비극과 공포의 순간에 미국은 하나가 돼 함께 해야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와는 다르게 총기소유의 위험성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번 참사는 지난해 6월 올랜도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총기난사로 49명이 사망한 이후 15개월 만에 발생한 것이다. WSJ는 미국 현대 역사상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총기사건이며 지난 2001년 9ㆍ11 테러 이후 미국에서 일어난 가장 치명적인 공격이라고 설명했다.
평범하게 은퇴 생활을 즐기던 용의자가 이런 비극을 일으킨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용의자의 동생인 에릭 패덕은 “우리 가족은 총격사건에 충격을 받았다”며 “스티븐이 그런 일을 저지른 이유가 무엇인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니파 급진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는 패덕이 자신들의 군인 중 하나라며 그는 연합군 국가의 시민을 타깃으로 삼으라는 IS의 요구에 대응해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패덕과 IS가 연관돼 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경찰이 이날 영장을 발부받아 패덕의 자택을 수색했지만 범행 동기를 확인할만한 증거는 찾지 못했다. 패덕은 수년 전 법원에서 한 차례 소환장을 발부받은 것 이외 전과도 없었으며 테러조직과의 연계도 없었다고 WSJ는 전했다.
패덕의 동거녀인 62세의 마리루 댄리도 한때 용의선상에 올랐으나 경찰 조사에서 범행과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