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M&A 호재 이용 의혹’ 모니터링

입력 2017-09-2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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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수·합병(M&A) 호재로 인한 주가 변동을 이용한 기업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모니터링에 나섰다. 신일광채그룹 등 M&A 참여 계획을 광고해 주가를 띄워놓고 실제로는 입찰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는 행위에 대해 시장교란 가능성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삼부토건, STX중공업 등 M&A 이슈로 주가가 급등한 종목과 관련한 시장교란행위나 시세조종 의혹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있다. 지난 4월에도 금감원은 최근 2년간 투자조합의 기업 M&A 42건 중 총 13건(28%)에서 불공정거래 혐의를 포착하고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신일광채그룹은 삼부토건과 STX중공업 매각에 참여하겠다고 매각 공고 이전부터 자체 홈페이지와 보도자료,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광고해 왔다. 삼부토건과 STX중공업은 모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기업이지만 적극적인 인수 의향자가 나타났다는 소식에 주가가 널뛰었다.

삼부토건 주가는 연초 8000원대였지만 지난 4월 매각공고 전후로 1만6000원 선으로 두 배 오르고 예비입찰이 있었던 5월 중순에는 2만 원을 넘기도 했다. STX중공업 역시 매각 공고는 7월이었지만 6월부터 신일광채그룹이 수의계약 체결을 추진하겠다는 정보를 온라인 게시판에 게재하면서 주가가 크게 뛰었다. 매각주관사가 아닌 법원에 STX중공업 수의계약 허가신청서를 내고 접수증을 온라인에 올리기도 했다. 수의계약은 통상 매각주관사나 법정관리 기업의 관리인과 협상을 통해 이뤄진다.

그러나 서울회생법원 등 당시 매각자 측에 따르면 신일광채는 삼부토건 본입찰에 유효한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 법원 관계자는 “신일광채가 삼부토건 예비입찰에 제출한 자료가 너무 부실해 보완을 요청했으나 일부만 보완하는 데 그쳤고 본입찰에는 가격을 제출해야 하지만 아예 서류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일광채는 지난달 25일 실시된 STX중공업 예비입찰에도 서류를 냈지만 인수적격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되지 않아 실사 기회도 부여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일광채는 동아건설 출신 임원들이 이끄는 신일유토빌건설이 중국 국영기업인 광채그룹의 투자를 받아 사명을 바꾼 기업이다. 동아건설산업 출신인 홍건표 신일광채 회장이 2015년 현진에버빌건설을 설립하고 그해 말 회생절차 중에 있던 신일건업을 인수하면서 현재 모습을 갖췄다. 그러나 설립 당시 자본금이 1억 원 규모이며 유상증자 이후에도 7억 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현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나 중소기업청에서도 기업 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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