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 4위 이동통신업체인 T-모바일US와 스프린트의 합병 논의가 다시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스프린트 모회사인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빅딜(Big Deal)을 또 성사시킬지 주목된다.
스프린트와 T-모바일US는 최소한 지난달부터 합병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사는 주식 교환 방식의 합병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T-모바일의 모회사인 도이체텔레콤이 새 합병회사의 지배권을 원하고 있으며 존 레저 T-모바일 최고경영자(CEO)가 새 회사를 이끌 가능성이 높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도이체텔레콤은 T-모바일 지분 약 64%를 보유하고 있다. 또 T-모바일은 모회사의 매출과 순이익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 역할을 하기 때문에 도이체텔레콤에 매우 중요하다.
합병 아이디어를 최초로 낸 것은 손정의 회장이다. 손 회장은 스프린트 인수 이후 회사가 실적 부진에 허덕이자 업계 통폐합을 통해 이를 타개하려 했다. 그러나 지난 2014년 미국 통신당국이 독과점을 우려해 제동을 걸면서 합병 논의가 중단됐다. 기업친화적인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시 합병 시도가 활기를 띠게 됐다.
다만 새 회사의 경영권에 대한 입장차가 합병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과반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하지만 손 회장은 어떻게든 경영에 깊이 관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는 도이체텔레콤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또 양측은 통신산업의 미래와 전망을 놓고 의견 일치를 보여야 한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미국 케이블 TV 대기업 차터커뮤니케이션에 스프린트와의 합병을 제안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지난 7월 말 협상은 종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