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내달 2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열흘에 달하는 ‘추석 황금연휴’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수혜주’다. 장기 연휴가 가져올 영향에 시장에서는 어떤 종목이 수혜주로 떠오를 지, 벌써부터 다양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여행주는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고, 명절 수혜주로 불렸던 유통주는 여행 장기화에 따른 제한적 수요 등으로 부정적인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우선 추석 장기 연휴 수혜주로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여행주가 주목된다. 국무회의에서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지난 5일 이후 8거래일 동안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주가는 각각 5.24%, 3.60% 올랐다.
증권사들은 이들 여행종목에 대한 목표 주가도 높게 잡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하나투어에 대해 “출국자 증가 및 면세점 적자 축소로 향후 4개 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면서 목표주가 12만 원을 제시했다. 또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모두투어 실적 개선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목표주가를 3만8000원으로 제시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 북핵 리스크에 대한 우려감도 제기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요소들이 주가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아울러 여행 수요가 성수기는 물론 추석 연휴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3분기는 물론 4분기 여행주 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투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3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모두투어 추정치 역시 103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24%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4분기 역시 전망이 밝다. 하나투어 4분기 추정치는 121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8%나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모두투어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38억 원을 기록했지만, 1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이 두 배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에 무게가 실린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석 황금 연휴기간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해외 여행객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장거리 예약자 비중이 작년 동기 대비 각각 3.9%포인트, 2.9%포인트 높아졌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휴기간 동안 하나투어, 모두투어 모두 해외여행 예약자 수도 전년대비 각각 41%, 37% 늘었다.
하지만 항공주는 성수기에 이은 여행 수요 급증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국제 유가 상승에 대한 부담감이 다소 반영됐으며, 주가 조정 기간이 장기간 이어졌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성수기 돌입 직후이자, 2개월 전인 7월 19일 대한항공 주가는 3만7400원이었지만, 2월 뒤인 이달 18일은 3만2450원으로 이 기간동안 13.24% 하락했다. 이 기간 동안 아시아나항공은 5740원에서 4300원으로, 제주항공은 3만8300원에서 3만7900원으로 각각 25.08%, 1.04% 감소했다.
송재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주의 주가 조정기간이 길었지만, 4분기에는 대형사의 화물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업황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추석 수헤주인 유통주 역시 내수 부진, 연휴 장기화, 정부 규제 등과 맞물려 상대적으로 울상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역대 최장인 올해 추석 연휴를 앞뒀지만, 유통업체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관측보다는, 각종 악재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주가 하락세를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연휴가 길어짐과 동시에 여행 수요가 커지면서 부담감이 늘고 있으며, 영업시간 및 추가 출점 제한 등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정부 규제 강화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 규제 강화는 대형 유통업체의 위반 사례를 줄이고, 상대적으로 하청업체인 중소기업들의 부담은 감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제약들이 유통업계의 성장성, 수익성에는 직격탄을 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