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49) 중소벤처기업부 초대장관 후보자는 28일 서면 지명 소감을 통해 공학도와 창업가로서 자신의 경험과 함께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24일 한달 넘게 공석이던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깜짝 발탁’된 박 후보자는 포스텍 교수 출신으로 하마평에서도 드러나지 않은 재야 인사인 까닭에 각계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박 후보자는 이날 지명소감에서 “저는 약국, 중국집, 정육점 등 여러 자영업을 하셨던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며 성장 과정을 담담히 밝혔다. 단칸방에서 살면서 학비를 내지 못해 일정 기간 학교를 나가지 못했던 어려움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위의 도움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대기업에서 근무할 수 있었다”며 “함께하는 상생의 힘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바탕으로 개발한 기술의 상용화를 시도하다 벽에 부딪쳐 좌절했던 경험담도 고백했다. 그는 “연구 성과물을 현장에 적용하려고 시도하던 과정에서 논문을 쓰는 연구 활동과 실제 제품 생산과 관련된 공학 사이에서 큰 격차를 느꼈다”며 “결국 우리나라를 이끌어온 힘이 현장에 있음을 느끼게 됐고 현장으로 뛰쳐나가게 됐다”며 김대중 정부 시절 선후배들과의 첫 창업 경험을 돌이켰다.
창업 후 박 후보자는 자신이 개발한 소프트웨어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교수와 계약을 맺고 미국에 유학을 가게 됐다. 소프트웨어가 곧 상용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었지만 회사 자금이 고갈됐고 박 후보자는 미국에서 가족과 6개월간 월급 없이 버텨야 했다. 그 시기 미국 실리콘밸리 등에서 뛰어난 투자자들의 강의를 듣고 만나면서 창업의 역동성과 힘에 대해 배우기도 했다.
연구 능력을 인정받아 미국에서 연구와 강의를 하던 그는 2009년 기계공학과 교수로 모교로 돌아왔다. 2013년에는 엑셀러레이팅(신생기업에 대한 투자·지원) 사업을 펼쳐 창업을 돕는 포스텍 기술지주를 설립, 대표를 맡았다.
“나라의 부름을 받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박 후보자는 “새롭게 첫발을 내딛는 중기부가 소상공인, 중소기업, 기술벤처의 경쟁력을 높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소임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