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주류업체 구이저우마오타이가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미래 양조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대학을 설립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간) 마오타이가 15억 위안(약 2540억원)을 투입해 정원 5000명인 마오타이대학(Moutai university)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마오타이대학은 마오타이 본사가 위치한 구이저우성에 세워지며, 양조 공정과 포도 경작, 식품 안전, 마케팅 등을 가르치게 된다. 또한 마오타이대학은 직업학교가 아닌 대학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13만㎡ 넓이의 캠퍼스를 조성하고 도서관에는 50만여권의 책을 채우기로 했다.
마오타이는 고급 술인 바이주(白酒)의 대명사 ‘마오타이’를 제조하는 중국 최대 주류업체로, 중국 정부의 반부패 캠페인으로 한동안 매출이 감소했으나 명실공히 시가총액 기준 세계 1위 주류회사다.
이런 마오타이가 대학을 설립하기로 한 배경에는 중국의 심각한 노동력 부족 현상과 그에 따른 숙련된 인력 확보가 어렵다는 점이 있다. 중국 기업들은 내부 교육 프로그램이나 마오타이대학처럼 졸업생 고용을 위한 직업학교 설립 등으로 심각한 인력난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직업학교는 사회주의인 중국에서 한때 선망의 대상이었으나 1990년대 후반 ‘세계적인 수준의 대학’을 만들자는 움직임이 일면서 등록 학생이 줄었고, 우수한 학생들은 직업학교가 아닌 대학으로 몰렸다. 이에 2011~2015년 사이에 500여개의 대학이 새로 생겼고, 중국은 매년 500만 명의 대졸자를 배출했다.
그러나 이는 학력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져 대졸자들이 공급 과잉되는 한편, 고학력자들의 임금 수준을 떨어트리는 부작용을 낳았다. 또한 졸업생들은 전공과 상관없는 분야에서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근무했다. 중국 구직사이트인 자오 핀(Zhaopin)에 따르면 지난해 신입 사원의 40%가 자신의 전공과 무관한 곳에 취직했다.
미국 비정부기구(NGO)인 중국노동감시(CLW)의 키건 엘머 연구원은 “대졸자의 공급 과잉과, 충분한 일자리가 없는 문제, 그리고 적절한 분야에서 충분한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는 문제도 있지만 근로 조건에 대한 광범위한 근본적인 문제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로운 졸업생은 그들이 공부한 분야에서 좋은 직업을 찾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결국 중국 정부는 청년 실업 우려로 2014년 직업학교 및 대학 전체 정원을 2020년까지 293만4000명에서 383만3000명으로 확대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직업훈련을 다시 강화하는 쪽으로 회귀했다.
중국 가전업체인 하이어는 1999년 청두 항구도시에서 운영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시작해, 자체 직업훈련학교를 설립한 최초의 회사로 기록됐다. 졸업생들은 프로그램을 마치면 취업이 보장된다.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도 2005년 비슷한 학교를 세웠다. 1200명 이상의 강사가 직원들에게 새로운 ICT 기술을 훈련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