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첫 금융감독원장 인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유력 후보로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꼽히는 가운데 금융권에 대대적인 개혁 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금감원장 후보로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과 임승태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김주현 우리금융연구소 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는 다음 달 6일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 해외 순방 일정 전후로 금융당국 고위직 인사를 단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김조원 전 사무총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공직기강 비서관으로 근무하며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을 쌓았고 이번 대선에서도 문재인 캠프에서 경남권 선거운동을 이끌었다. 이번 정권의 장관급 인사가 유독 개혁적인 성향을 보이는 점도 김 전 사무총장에 유리한 지점이다. 행시 22회로 감사원에서 공무원 시절 대부분을 보내 금융권과는 인연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달까지는 금감원장 하마평에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서태종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이 거론됐지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처럼 조직과 업권에 개혁을 가져올 수 있는 인물이 우선시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그동안 민간 출신으로 금융 개혁 성향이 있는 인물을 찾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사무총장은 행시 기수상으로 최종구 금융위원장(행시 25회)보다 세 기수 선배다. 원칙을 중시하고 강직한 성품으로 알려져 다소 완화된 금감원 검사 분위기가 과거와 같은 ‘금융검찰’로 살아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임 전 금통위원과 김 소장은 재무부·재경부·금융위에서 공직생활을 한 ‘금융통’이다. 임 전 위원은 행시 23회로 재경부 금융정책국 국장을 거쳐 금융위 사무처장, 상임위원을 맡았다. 한은 금통위원 이후에는 금융채권자조정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함께 시장 친화적 기업 구조조정 방안에 조력하기도 했다.
김 소장은 행시 25회로 최 위원장과 동기다. 국제금융 라인의 최 위원장과는 달리 금융·감독 정책 위주의 경력을 갖고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평이 나온다.
금융위는 금감원장 선임 이후 금감원 수석부원장 인사를 논의할 방침이다. 유광열 금융위 증선위원(행시 28회)이 유력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금융 공기업 인사폭이 커지면서 후보군을 상당히 넓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병래 예탁결제원 사장(행시 32회)과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행시 27회) 등 김용범 부위원장과 기수가 비슷한 인물이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맡게 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