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대들에게 많은 인기를 끈 ‘스냅챗’을 보유한 스냅이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한때 스냅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의 최강자인 페이스북의 지위를 위협할 수 있는 신흥강자로 꼽혀왔다. 그러나 최근 발표한 실적에서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사용자 증가율을 보이면서 성장성에 의문이 가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인 대니얼 롭이 이끄는 서드포인트가 지난 2분기에 보유 중이던 스냅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는 사실이 전해져 스냅이 더욱 큰 압박을 받게 됐다고 1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서드포인트는 지난 1분기에는 스냅 주식 225만 주를 보유했다고 밝혔으나 3개월 만에 이를 처분한 것이다. 만일 서드포인트가 스냅이 기업공개(IPO)를 했던 지난 3월 초 지분을 매입했다면 약 3800만 달러(약 435억 원)의 비용이 들었을 것이라고 FT는 추정했다.
스냅은 지난달에 주가가 IPO 공모가인 17달러 밑으로 떨어졌고 전날에는 부진한 실적에 따른 실망감에 14.1% 폭락한 11.83달러로 마감했다. 스냅 주가의 최근 3개월간 하락폭은 무려 38%에 달한다. 다만 스냅 주가는 6월 말을 지난 후에야 공모가 밑으로 추락해 서드포인트가 돈을 잃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에반 스피겔 스냅 최고경영자(CEO) 겸 설립자와 바비 머피 공동설립자 등은 올해 자신들이 보유한 스냅 주식 4억 주를 더는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조만간 두 번째 보호예수(Lock-up) 기간이 끝나 스냅 주가가 더 하락할 것이라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반면 페이스북은 더욱 탄탄한 지위를 자랑하고 있다. 서드포인트가 스냅 지분을 전량 매각했지만 페이스북 투자는 확대한 것이 이를 상징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드포인트는 지난 2분기 페이스북 주식을 추가로 50만 주 매입해 보유량을 350만 주로 늘렸다. 서드포인트가 추가로 매입한 페이스북 주식 가치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5억8800만 달러에 이른다.
페이스북 주가는 올 들어 지금까지 46% 올랐고 월 사용자 수는 20억 명을 넘었다. 스냅챗은 메시지가 일정 시간 이후에는 사라지는 기능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물론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등 페이스북 자회사들도 이 기능을 카피해 스냅챗의 차별화 포인트가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