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세계적인 장난감 업체 레고가 불과 8개월 만에 최고경영자(CEO)를 전격적으로 교체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레고는 이날 닐스 B. 크리스티얀센이 오는 10월 1일부터 새 CEO에 오르며 빌리 파다 현 CEO는 특별 자문을 맡게 된다고 밝혔다.
레고는 지난해 12월 전격적으로 영국인 파다를 임명해 회사 창립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 CEO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파다는 지난 1월 CEO에 오른지 8개월 만에 교체되는 굴욕을 맛보게 된 것이다. 레고는 또 덴마크 출신 CEO 체제로 돌아갔다.
전격적인 CEO 교체 배경에 대해 요르겐 비크 크누트슈토로프 레고 회장은 “크리스티얀센은 전통적인 제조업을 기술 선도자로 변화시켰다. 그의 현지화와 디지털화에 대한 풍부한 경험은 레고의 효율성 제고와 제품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리스티얀센은 맥킨지와 전동공구업체 힐티 등을 거쳐 33세의 나이에 보청기 업체 GN스토어노르드 CEO에 올랐다. 지난 2004년 덴마크 냉난방 설비 제조업체 댄포스로 이직하고나서 2008년 CEO가 됐다. 댄포스 CEO로 있으면서 회사 매출을 배로 늘리고 글로벌 시장을 확대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새로운 역할을 모색한다며 댄포스를 떠났다.
WSJ에 따르면 크리스티얀센은 올 여름 크누트슈토로프 레고 회장을 만나 CEO 자리에 관심을 보였다. 크누트슈토로프 회장은 “이전에 우리 둘은 비즈니스 이벤트에서 여러 차례 만났지만 개인적으로 알던 사이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파다가 CEO에 오른지 8개월 만에 교체 소식을 발표한 것에 대해 크누트슈토로프 회장은 “파다는 고령으로 장기적으로 CEO를 맡을 수 없어 다음 후보자를 이미 적극적으로 찾고 있었고, 그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며 “단지 우리는 장기 CEO를 찾는 데 수년이 걸릴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크리스티얀센의 나이는 51세로 파다 현 CEO보다 10살 젊다.
레고는 미국 마텔과 세계 장난감 업체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 앱과 비디오 게임 등의 등장으로 매출 둔화에 직면했다. 이에 레고도 디지털 시대를 맞이해 새로운 대응전략에 부심하고 있다. 레고는 지난 2월 미니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기능을 수행하는 앱을 출시해 아이들이 자신이 조립한 레고 장난감을 온라인에서 공유할 수 있게 했다. 최근에는 컴퓨터 코딩과 블록 조립을 결합한 ‘레고 부스트’를 선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