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M의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재평가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9일 CJ E&M은 올해 2분기 매출액이 4254억원, 영업이익은 236억원이라고 밝혔다. 전년 대비 각각 19.1%, 67.2%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시장 기대치엔 부합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증권사마다 속내는 다르다. 대부분 증권사들이 CJ E&M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보였지만, 목표주가는 하향한 곳들이 생겨나고 있다.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는 이견이 없었다. 핵심 채널들의 광고 단가는 상승세를 지속했고, 영화 부문은 '공조' 관련 제작 수익 정산으로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9.6% 증가했다. 영업적자규모도 16억원으로 전년 동기 66억원 적자보다 개선됐다.
하반기 역시 긍정적으로 전망되고 있다. 영화 부문엔 '남한산성'을 비롯 대작과 중소형 작품 라인업이 잡혀있고, 방송엔 '아르곤', '마더' 등의 기대 드라마들이 편성돼 있어 광고와 콘텐츠 판매 상승 기류를 이끌어낼 수 있을거라 평가받고 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CJ E&M 펀더멘털 개선의 핵심은 방송부문 실적개선이었고, 세부적으로는 tvN, OCN, Mnet 등 주요채널 시청률 상승에 따른 단가 상승이 광고단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또 하반기 상장을 앞둔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에 대해 "콘텐츠 유통, VOD, 디지털광고 매출 확대를 바탕으로 향후 방송부문 성장의 핵심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고마진 사업인 디지털 광고, 콘텐츠 판매, VOD 매출의 호조는 매출 성장과 이익 안정성을 높였다"며 "콘텐츠 경쟁력, 광고 업황 개선 등으로 하반기에도 수익 호전
은 지속될 전망이며 스튜디오드래곤 상장 등으로 영업 가치 재부각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광고 매출 감소, 영화 적자가 지속되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으로 꼽혔다. CJ E&M 내 TV 광고 매출은 128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6% 역성장했다. 인기 콘텐츠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광고 패키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9% 오른 722억원으로 견고했지만 세컨티어(second-tier) 채널의 광고 판매율이 부진했다는 평이다. '불한당' 등 투자 배급 영화들의 흥행 부진에 극장 매출도 186억원으로 28.6% 감소했다.
향후 주가 행보에 대해서도 무엇보다 넷마블게임즈의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CJ E&M에서 2014년 게임부분을 분사해 만들어졌다. 올해 5월 코스닥에 상장됐다.
기존의 10만원에서 8만5000원으로 목표 주가를 하향한 KTB투자증권의 이남준 연구원은 "넷마블의 2분기 순이익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단기간 내 CJ E&M이 보유한 넷마블 지분이 현금화될 가능성도 낮아보인다"며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주주가치 중 넷마블 지분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단기 주가 행보는 넷마블 주가 흐름과 동행할 가능성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향후 주가 행보도 넷마블 기업가치 변화에 따라 변동폭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KB증권도 실적 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기존 11만5000원에서 9만8000원으로 목표 주가를 낮췄다. 2018년 영업이익 추정치도 5.7% 하향 조정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수익추정치와 하향 조정과 넷마블 게임즈의 주가 하락을 감안해 목표 주가를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광고시장 광고시장 및 박스오피스 부진에 따른 실적 우려와 넷마블게임즈의 부진한 주가흐름으로 인해 연초대비 주가 상승분을 전부 반납했다"며 "다만 하반기 광고경기 회복, 수목드라마 추가 편성, '남한산성' 등 텐트폴 영화 개봉, 스튜디오드래곤 상장 등 긍정적인 이벤트가 다수 예정돼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