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미국 이동통신 자회사 스프린트와 경쟁업체인 T모바일과의 합병 재도전에 나섰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스프린트가 T모바일US 잠재적 인수·합병(M&A)에 대한 사전 논의를 재개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스프린트가 컴캐스트와 차터커뮤니케이션과의 독점 협상 기간이 7월 말로 끝나면서 스프린트와 T모바일이 협상을 재개했다고 전했다.
스프린트와 T모바일의 합병 논의 재개는 손 회장이 차터 측에 잠재적 인수 제안을 계속 이어가는 동시에 통신업계 합병을 위해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설명했다.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은 미국 2위 케이블 TV 업체인 차터에 공식 인수 제안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손 회장은 차터 인수 가능성을 대비해 650억 달러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프린트와 차터의 합병이 성사되면 스프린트의 이동통신 기술과 차터의 케이블 TV 네트워크가 결합해 스마트폰 등 모바일 등에서 대량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해 지난주 마르셀로 클라우레 스프린트 최고경영자(CEO)는 차터와 T모바일에 대한 잠재적 합병에 대한 결정이 임박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스프린트는 지난 2013년 소프트뱅크가 지배지분을 인수한 이후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스프린트의 부채 만기가 임박해지면서 손 회장의 파트너사 물색에 조바심도 커지게 됐다. 스프린트는 그간 업계 1,2위인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스와 AT&T를 대적하려면 T모바일과의 합병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T모바일과 스프린트 경영진 모두 양사 합병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는 2014년 합병을 추진했으나 독과점을 우려한 정부가 제동을 걸려 하자 합병 논의가 무산된 바 있다.
한편 이날 소프트뱅크 주가는 실적 호조에 힘입어 2% 가까이 올랐다. 소프트뱅크는 2017회계연도 1분기(4~6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4792억 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는 3237억 엔이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 증가한 2조1860억 엔으로 시장 전망과 부합했다. 미국 스프린트가 3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 실적 호조에 주효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