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5년 주기로 열리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최고 지도부 인사와 향후 정치방향 등을 논의하는 베이다이허 회의가 5일(현지시간) 개막한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시진핑은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는 강력한 권한을 가진 ‘당 주석’ 지위의 부활과 장기집권을 위한 ‘정년 연장’, 최고 지도부인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현재 7명)’ 중 일부 멤버 교체 등을 제안하고 이후 당대회를 거쳐 자신의 1강 체제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예전 같으면 현 지도부의 후계자들을 누구로 정할지에 관심이 쏠렸겠지만 사실상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는 시진핑의 장기집권 구상이 어떤 형태로 실현될지가 주목을 받게 된 셈이다. 당 최고 지도부와 원로 등 고위 엘리트들이 집결한 비밀회의인 베이다이허 회의도 시 주석의 독주를 견제하기보다는 그의 권력기반을 확립하는 무대로 전락했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권력을 잡을 당시 시진핑은 “우리의 책임은 당을 단결시켜 모두 부자가 되는 길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후 반부패 운동으로 정적을 차례로 실각시킨 것은 물론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 직전에는 차기 지도자 후보였던 쑨정차이 전 충칭 시 서기마저 숙청하는 등 자신의 권력을 계속 강화했다.
중국 정치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특히 시 주석이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칠상팔하(七上八下)’라는 불문율을 깰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공산당은 당대회를 치르는 시점에서 67세일 경우 현역을 유지하고 68세라면 은퇴해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었다. 이에 시 주석의 오른팔이자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로 반부패 운동을 지휘하는 왕치산은 이미 69세로, 이전에는 은퇴가 확실했지만 시진핑은 올해 베이다이허 회의를 통해 정년제 재검토를 제안한다는 것이다. 시진핑은 측근을 잇따라 요직에 등용했지만 모두 중앙 정치무대에서의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반대 위험에도 왕치산을 남기려 하는 것이다.
시 주석의 다른 최측근인 라잔수 중앙판공청 주임이 당주석 부활을 주도하고 있다는 소문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 이번 회의에서 이 방안이 당 원로들의 재가를 받을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