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위원장은 19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혁신위원회 위원 9명과 대변인 1명 등 10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그는 인선 배경으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와 이념 정립을 주도할 수 있고, 창조적 파괴를 통해 당 쇄신에 앞장설 수 있는 인사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혁신위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혁신을 통한 이념적 외연 확장보다는 보수 지지층의 재결집을 꾀할 인물들이 다수다.
청년 몫으로 혁신위에 합류한 여명 위원은 한국대학생포럼 전 회장 출신이다. 한국대학생포럼은 2009년 1월 발족한 우파 단체로, 소개문에선 “왜곡된 역사인식하에서 대한민국을 역행시키려는 움직임을 준엄히 비판하는 데 앞장서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우승 변호사는 정치·정당 관련 변호사로 혁신위원회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홍준표 대표와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동문이자 사법시험 24회 동기다. 황성욱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단 출신이다. 한 보수 인터넷 매체에 2015년 9월부터 매주 대담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또 다른 혁신위원으로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이 발탁됐다. 해당 연구원의 정책자문위원 중 한 명이 류 위원장이다.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도 자문위원 명단에 올랐다가, 현재 공직임용 휴면위원으로 빠졌다.
이처럼 10인의 혁신위원회 인사 대부분이 우파성향 인물로 채워져 일각에선 당 쇄신 방향에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와 관련, 류 위원장은 “저희 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인구의 3분의 1 넘게 존재한다”며 “(당을 지지하지 않는) 그분들의 지지를 받으려고 당을 혁신하는 게 아니다. 지금 이 문제는 내 소신이다”고 말했다.
앞으로 한국당 혁신위원회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옛 한나라당 때부터 수많은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됐지만, 성공적이라고 평가받은 경우는 드물다. 최근 인명진 비대위 체제도 인적쇄신을 공언했지만 ‘흐지부지’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