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헤지펀드 트라이언펀드매니지먼트의 넬슨 펠츠 회장이 세계 최대 생활용품업체 프록터앤드갬블(P&G)을 상대로 위임장 대결에 나선다고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펠츠 회장은 알려진 행동주의 투자자다. 행동주의 투자자는 주주로서 기본적인 권리를 포함해 인수·합병(M&A), 적대적 M&A의 수단 중 하나인 위임장 대결 등에 나서는 투자자를 의미한다. 펠츠 회장은 오는 10월 열리는 P&G 연례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1석을 확보하고자 위임장 대결에 나설 예정이다. 위임장 대결은 경영진의 무능함을 이유로 들어 경영진 교체를 설득하는 전략을 뜻한다. 기업 주주들을 설득해 이들에게 의결권을 대행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받아 실력행사에 들어간다. P&G는 시가총액 2220억 달러(약 250조4600억 원)의 기업으로 펠츠 회장이 위임장 대결에 나서게 되면 행동주의 투자자로서 새로운 이정표를 만드는 셈이다.
지난 2월부터 펠츠 회장은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라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P&G는 5개월간의 회의 끝에 이를 거부하기로 했다고 지난주에 밝혔다. P&G는 성명을 통해 “이사회는 변화를 만들어낼 자신이 있는 상태”라며 “회사의 전략과 계획, 경영 방향에 완전한 지지를 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현재 경영진 구성에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의미다.
펠츠 회장은 “우리는 P&G를 향한 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며 “이대로 걸었던 길을 계속 걸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P&G는 세계 경제 상황 악화와 비용 압력 등에 영향을 받아 매출 부진에 직면해 있다. 지난 10년간 P&G의 주가 상승률은 S&P500 지수의 상승률에 못 미쳤다. 또 지난 1년간 배당을 포함한 P&G 주식의 수익률은 4%에 그쳤다. 같은 기간 S&P500지수 수익률은 16%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