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매각이 노조의 강력한 반대에 파행 위기에 놓였다. 이번 매각의 유찰 여부와 관계없이 SK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SK증권 노조는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SK그룹 본사 앞에서 회사 매각의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현장에는 SK증권 전체 직원의 절반 수준인 300여 명이 참석했다.
노조는 지난달 28일 예비입찰을 통해 적격인수후보로 선정된 큐캐피탈파트너스, 호반건설, 케이프투자증권 등이 모두 인수 후보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SK증권 노조 관계자는 “큐캐피탈파트너스는 현금성 자산이 3억 원에 불과한 ‘구조조정 전문회사’인데 SK증권은 4조 원 이상 고객 자산을 위탁받고 있다”며 “SK 이름을 보고 투자한 고객과의 신의성실 위반이며 대주주로서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호반건설은 기존에 금융업을 한 번도 영위하지 않은 업체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케이프투자증권 역시 LIG투자증권 인수 이후 취업규칙 변경과 급여 인상 문제 등으로 직원들과 갈등을 빚고 있어 SK증권 직원 처지에서 반기기 어려운 인수자다.
SK증권 노조는 사측이 적격인수후보를 재검토하지 않고 계속 추진할 시 파업도 검토한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인수후보자들의 대주주적격성 결여 사유를 금융당국에 적극적으로 소명할 방침이다. 최근 아프로서비스그룹의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 좌절이 금융당국의 깐깐한 대주주적격성 심사에서 기인한 것을 고려하면 이번 매각이 유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매각 유찰 시 SK그룹은 공정위 제재를 피하기 어렵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SK그룹은 8월 2일까지 SK증권 보유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지분 처분 시한을 넘길 경우 과징금 등의 제재 절차를 밟게 된다.
SK그룹이 지분 매각 유예 신청을 할 경우 공정위는 1~2개월의 심사를 거쳐 승인 여부를 검토하게 된다. 그러나 공정거래법 제 8조의2에 따르면 지분 매각 유예는 주식가격의 급격한 변동이나 주식처분금지계약, 사업의 현저한 손실, 주식의 취득·처분 등이 곤란한 경우에 한해 가능하다. 매각이 진행 중인 상황은 제재 시 감경 사유에 불과할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분 처분 기한까지 주식매매계약이 완료되거나 지분 처분 유예 신청 접수가 없을 경우 곧바로 법률 위반으로 제재 검토에 들어가게 된다”며 “개별 기업의 유예신청 접수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