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과 IBM 간의 메인프레임 OIO(Open Infrastructure Offering) 계약기간은 오는 2020년 7월까지다. 메인프레임은 대량의 데이터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대형 컴퓨터를 의미한다.
현재 시중은행에서는 스마트금융에 최적화한 제2기 주전산 시스템 출범이 한창이다. 지난 2014년 10월 IBK기업은행에 이어 은행권에서 두 번째로 우리은행이 내년 2월까지 시스템 교체를 마무리한다. 기업은행의 포스트(POST) 차세대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우리은행도 메인프레임을 유닉스로 바꾼다.
◇IBM 진영 혼자 남은 국민은행…유닉스 갈아타기 ‘유력’ = 국내 은행의 주전산기 기종은 12개 은행(신한은행, KEB하나은행, 기업은행, NH농협은행, 수협은행,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 대구은행, 전북은행, 광주은행)이 유닉스를 운용하고 있다.
반면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을 비롯한 SC제일·한국씨티·제주은행 등 5개 은행은 ‘IBM 메인프레임’을 쓰고 있다. 우리은행이 유닉스로 갈아타고 나면 외국계와 일부 지방은행을 제외하고는 국민은행만 남게 된다.
국민은행은 차세대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 2014년 유닉스 전환을 추진했으나 이른바 ‘KB 사태’로 불린 지주회사와 은행 간 경영진 갈등이 촉발되며 진통 끝에 이사회 결의를 거쳐 기존 ‘IBM 메인프레임’을 최종 확정한 바 있다. 향후 5년간 메인프레임 이용 금액은 170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주전산 시스템을 바꾸는 데 통상 2년6개월에서 3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기종 전환 뒤에도 시스템 안정화를 위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가량 소요되기 때문에 완전 교체까지는 3~4년이 걸린다”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이 IBM과 2020년 7월까지 계약한 점을 감안할 때 작년 하반기부터 시스템 개선에 관한 내부 검토가 시작됐어야 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달 안에 국민은행이 유닉스로의 전환을 포함한 차세대 전산시스템 도입 계획을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핀테크·빅 데이터·인공지능(AI) 등 신기술 출현과 비대면 채널의 확대로 은행들은 디지털 혁신에 직면하고 있으며, 금융패러다임의 변동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요구받고 있다”면서 “이런 차세대 시스템 중 일부인 주전산 시스템은 미래 기술의 환경 변화에 대한 유연성과 정보통신(IT) 운영비용 절감 등 효과를 검토해 최상의 플랫폼으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銀, 14년 만에 시스템 전면교체…내년 2월 ‘위니’ 가동 = 우리은행이 2004년 9월 가동한 신정보 시스템(WINS)을 14년 만에 전면 교체한다. 우리은행의 차세대 시스템인 ‘위니(WINI)’의 공식 출범일은 내년 2월 19일이다.
우리은행은 2015년 2월 시스템 업그레이드 작업에 착수한지 3년 만에 차세대 주전산기 구축을 완료한다. 총 사업기간은 26개월로 그동안 1000여 명의 참여인력과 약 300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됐다. 보통 은행은 10년 주기로 변모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따라 IT 시스템의 전면적인 개편 및 확장을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