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카타르 월드컵 유치와 관련한 부패 의혹이 27일(현지시간) 독일 매체 빌트에 의해 제기됐다. 빌트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마이클 가르시아 윤리 연구원이 작성한 2014년 보고서를 입수했다며 이 보고서에서 카타르 월드컵 유치와 관련한 부패 혐의가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FIFA 관계자의 10살 딸 계좌에 200만 달러(약 22억7000만 원)가 입금되었다. 또 3명의 FIFA 집행위원들은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카타르 축구연맹 소유 전용기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파티에 간 것으로 나타났다. 빌트는 403쪽 분량의 보고서 전체를 27일부터 온라인에 게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르시아 연구원은 2013년 FIFA 내에서 관련 의혹을 조사한 인물이다. 2014년 12월 FIFA는 가르시아가 작성한 403쪽 보고서를 42쪽으로 축소하며 부패 혐의 내용을 삭제했다. 이에 반발한 가르시아는 사표를 쓰고 FIFA를 나왔다.
카타르 월드컵 개최가 결정된 뒤부터 개최지 선정에 대한 비리 의혹은 꾸준히 제기됐다. 그러나 FIFA는 부패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 결론 내렸고, 월드컵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가르시아 연구원의 보고서가 부패 혐의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반박도 있다. 이 보고서를 살펴봤다고 주장하는 피터 로스버그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8년과 2022년 개최지를 선정할 때 부패 혐의가 있었다는 증거가 명확하지 않다”며 “다만 모든 조각들이 퍼즐처럼 들어맞을 때만 그러한 주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이먼 존슨 전 잉글랜드 월드컵 유치위원장은 “나는 이 보고서가 정치적인 동기로 조작된 것이라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영국 보수당의 데미안 콜린스 하원 의원도 “사람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보고서”라고 묘사했다.
빌트가 제기한 의혹이 카타르 월드컵 유치 문제와 관련한 ‘스모킹 건(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결정적 증거)’이 되지는 않더라도 논란은 충분히 제공할 것이라고 BBC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