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하는 경기불황과 ‘김영란법’, 혼술족 증가 등으로 양주 시장이 9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위스키업계는 도수를 낮추거나 소용량 제품을 선보이며 돌파구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22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국내 위스키 판매량은 61만9341상자로 작년 같은 기간 66만4310상자에 비해 6.8% 줄어들었다. 작년(-4.5%)보다 감소폭이 더 커졌다.
국내 위스키 판매량은 2008년 284만 상자로 정점을 찍고 나서 2009년 감소세로 돌아서기 시작해 지난해까지 8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혼술족 증가와 음주문화 변화로 고급술집에서 2~3차까지 이어지는 회식이 상당수 사라진데다 작년 9월 도입된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여파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 들어 알코올도수 40도 미만의 저도 양주 판매 비중이 처음으로 40%를 돌파했다는 점은 주목된다. 전체 양주시장 대비 저도 양주 비중은 2015년 말 21.6%에서 2016년 5월 말 29.4%, 2016년 말 32.9%, 올해 5월 말 41.9% 등으로 계속 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저도 양주를 처음으로 출시해 시장을 선점한 골든블루는 오랜 기간 디아지오코리아와 함께 양강 체제를 구축했던 페르노리카코리아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2위를 꿰찼다.
시장점유율이 32.1%에서 31.1%로 낮아지기는 했지만 업계 1위를 지키는 디아지오코리아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작년 같은 기간보다 9.7% 감소한 19만2628상자를 판매했다.
골든블루는 13만5570상자에서 13만9414상자로 업계에서 유일하게 판매량이 2.8% 증가했다. 시장점유율 22.5%로 디아지오코리아를 바짝 뒤쫓고 있다.
‘임페리얼’을 생산하는 페르노리카코리아는 13.7%나 급감한 9만9435상자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시장점유율도 17.3%에서 13.7%로 크게 낮아졌다. 4위인 롯데주류도 판매량이 7만1949상자에서 6만279상자로 16.2% 감소하고 시장점유율도 10.8%에서 9.7%로 떨어지는 등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
위스키업계는 골든블루처럼 저도주를 내놓거나 기존 700㎖ 위스키 제품의 용량을 줄인 소용량 제품군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기존 700㎖ 제품과 같은 보틀 디자인에 용량만 200㎖로 줄인 ‘조니워커 블랙’을 편의점을 통해 판매한다. 페르노리카코리아도 ‘발렌타인 파이니스트 200㎖’ 소용량 제품을 출시했다. 또 저도주 시장에서 골든블루의 독주를 막으려고 경쟁 업체들은 최근 2년간 약 15종에 이르는 저도주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