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이 이르면 22일 ‘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첫 대면을 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공정거래위원회와 4대 그룹사의 간담회를 22일 혹은 23일에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4대 그룹에선 총수 대신 각 그룹사의 전문경영인 최고위층이 참석할 예정이다. 삼성그룹은 미래전략실 해체로 그룹 컨트럴타워가 없어 대표 계열사인 삼성전자에서 이번 간담회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역시 그룹을 총괄하는 조직이 없어 현대차에서 참석할 예정이다. 시간과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 만남은 김 위원장이 대한상의에 요청하고, 대한상의가 4대 그룹에 협조 요청을 하는 방식으로 성사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지난 16일 (공정위로부터) 요청을 받았고, 김 위원장이 공식적으로 발표함에 따라 일정 등을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가능한 빨리, 이번 주 중에 가능하면 4대 그룹과의 만남을 우선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4대 그룹과의 면담에서 오는 28일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의 첫 미국 순방을 앞두고 새 정부의 공약 사항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선거 과정 공약의 취지를 설명하고 향후 정책방향에 대해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자리를 마련함으로써 정부와 재계의 대화를 시작하려고 한다”고 이번 자리를 갖는 취지를 설명했다.
재계는 ‘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재계와의 소통을 통해 대기업집단이 사회와 시장이 기대하는 바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할 것”이라며 “재벌 개혁이 일회적인 ‘몰아치기’ 식으로 진행돼선 안 되며, 모든 경제주체의 노력과 시장의 압력에 의해 지속적으로 개선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대기업 집단의 개혁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대한상의는 그동안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해왔던 정부와 4대 그룹의 면담을 조율하게 되면서 경제단체 중 위상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대한상의는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동행하는 경제사절단 구성을 주도하고 있으며 지난 15일 주요 경제단체 중 가장 먼저 일자리위원회와 만남을 가지는 등 경제단체 대표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