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밤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인천 여아 살인 사건의 진실’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이 안타까운 사건은 지난 3월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시작됐다. 하교하던 8세 초등학교 2학년 여아가 끔찍하게 살해된 채 아파트 물탱크에서 발견됐다. 더욱 놀라운 것은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범인이 7살밖에 되지 않은 같은 동네에 사는 김 양(가명)이었다는 것.
이날 방송에서는 피의자 김 양에 대한 행적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김 양은 범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계획된 범행이 아닌 환청에 의한 것”이라며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함구했고 정신과 치료를 받은 기록이 있어 정신 질환자의 우발적 범행처럼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양은 범행 이후 옷을 갈아입은 뒤 서울에 살고 있는 친구 박 양을 만나 시신 일부가 든 가방을 건네는 등 기이한 행적이 드러나 이목을 끌었다. 박 양은 시신이 든 가방을 선물인 줄 알고 3시간 동안 들고 다니다 집에서 확인한 뒤 깜짝 놀라 버렸다고 주장했고 김 양은 처음 받을 때 박 양이 확인했다며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이러한 과정에 두 사람이 함께 활동했던 ‘캐릭터 커뮤니티’가 알려지며 관심을 모았다. ‘캐릭터 커뮤니티’란 회원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어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들을 역할극 놀이를 하며 풀어내는 곳이다. 김 양은 이 중 잔인한 내용이 포함돼 있는 시리어스 커뮤니티에 심취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양은 직접 그린 그림에 자신의 캐릭터를 음식처럼 표현해 놓거나 오프라인으로 만난 회원에게 과도한 집착 성향을 보이는 등 평범하지 않은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김 양은 여아를 살해하기 전 커뮤니티에서 만난 박 양에게 “사낭을 하러 간다”는 휴대폰 메시지를 보냈고 박 양은 “손가락이 예쁘냐. 손가락을 가지고 와 달라”고 답장했다. 이에 김 양은 두 시간 만에 살해, 시신을 유기하고 박 양을 만나 신체 일부를 건넸다.
범죄심리학자 표창원 의원은 “이번 사건에서 과연 이 커뮤니티, 혹은 고어물이라는 것이 불을 당긴 역할이 될 수 있긴 하다”라며 “하지만 사회관계가 튼튼하고 개인적, 인격적, 정신적 문제가 없었다면 이런 사건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