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3~14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연준이 곧 새로운 딜레마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베테랑 분석가로 통하는 다이앤 스웡크 DS이코노믹스 최고경영자(CEO)는 10일(현지시간) 경제전문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 경제상황으로 보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맞지만 우려되는 것은 올여름에 발생할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가 될 것인지다”라고 말하면서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즉 미국 경제가 고용이나 인플레이션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과거처럼 초저금리라는 연준의 경기부양책이 필요하지 않지만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초과 문제가 미국 경제의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대체로 6월 FOMC에서 연준 위원들이 기준금리를 1.00~1.25%로 0.25%p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스웡크 CEO는 6월 금리인상이 올해 마지막 인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정가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미국 경제회복의 궤도 이탈 등의 여파로 당장 FOMC 회의 테이블에서 기준금리가 거론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은 재정절벽 우려가 큰 상황이다. 미국 연방 부채한도 증액안과 정부 지출 예산안은 오는 10월 1일 다음 회계연도가 시작되기 전까지 의회를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 등 각종 스캔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연방 정부 부채한도 증액 등에 대한 논의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여당인 공화당도 트럼프발 스캔들에 8월 휴회 전에 국가 채무 한도 조정안을 표결에 부치는 것에 총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만약 채무 한도 조정에 실패한다면 전 세계 금융시장의 혼란은 불가피하다.
부채 한도 문제와 별개로 미국 경기 회복이 더뎌져 연준의 금리인상 전망이 수정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적 리스크로 트럼프 대통령의 기업친화 정책이 올해 통과될 가능성이 작아 트럼프 정책의 즉각적인 경기 부양효과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특히 트럼프가 공약한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가 실패하면 세계 증시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은 리스크에 대비하는 중이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1년 만에 최대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