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로 애플의 텃밭인 일본 스마트폰 시장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현지 소비 성향을 고려한 마케팅 방식과 더불어 소비자 접점 확대를 통해 일본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계획이다.
2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일본 통신사 NTT도코모와 au가 ‘갤럭시S8·S8+’사전 예약에 돌입했다. 사전 예약과 함께 한국에서처럼 ‘기어VR 위드 컨트롤러’가 제공되는 구매 이벤트도 진행중이다. 출시일은 6월 초로 예정돼있으며 자세한 일정은 통신사가 조율중이다.
일본 시장은 삼성 뿐 아니라 애플을 제외한 모든 외산폰에게 무덤이라 일컬어질 만큼 어려운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애플이 올해 1분기 일본 시장에서 40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해 51.3%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애플이 프리미엄폰 수요가 풍부한 일본 시장에 특별히 공을 들여온 덕분이다.애플은 일본에서 공식 매장인 애플스토어를 8곳이나 운영한다. 한국에 아직 단 1곳도 없는 것과 대조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출하량 30만대, 점유율 3.8%로 소니(13.5%),후지쓰(5.9%), 샤프(4.1%)에 이어 5위권에 턱걸이했다. 작년 1분기 출하량 40만대, 점유율 4.2%보다 나쁜 성과였다.삼성전자의 일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12년 14.8%, 2013년 10.7%, 2014년 5.6%, 2015년 4.3%, 2016년 3.4%로 가파르게 하락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일본에서 점유율 확대를 위해 로고리스 마케팅 및 현지 최고경영자(CEO) 발탁, 소비자 접점 확대, 제품군 다양화 등 변화된 전략으로 일본 시장 공략에 공을 들였다. 첫 출발은 일본 소비자 성향을 고려한 제품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 출시 당시‘SAMSUNG(삼성)’ 로고를 빼고 일본 시장에 출시했고 ‘갤럭시S7 엣지’도 삼성 로고를 없앴다. 자국 제품에 대한 자부심과 선호도가 높은 일본 시장에서 갤럭시 브랜드 경쟁력으로만 승부한다는 취지에서다.
일본 맞춤형 제품 판매를 극대화하기 위해 일본인 CEO도 선임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에는 쓰쓰미 히로유키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삼성전자 일본법인 수장으로 발탁된 바 있다.최근에는 일본 내 소비자 체험공간을 늘리며 갤럭시 라이프를 확산시키고 있다. 2014년 도쿄에 첫 체험형 매장 ‘갤럭시숍’을 연 삼성전자는 현재 팝업스토어 형식의 갤럭시숍 10여 곳을 운영 중이다.
다만 일본 시장이 애플 천하가 돼버린 만큼 크게 힘을 실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AI인공지능 비서 ‘빅스비’의 음성 인식 서비스 일본어 지원 여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한국어 지원을 시작했고 향후에도 영어, 중국어 등 글로벌 공통언어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