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드론이 유전(油田)에서부터 농촌, 고고학 발굴현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 쓰이면서 새로운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드론을 이용한 유전 설비 검사 서비스라는 새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스타트업 스카이퓨처스 제임스 해리슨 설립자의 사례를 들면서 산업용 드론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퇴역 장교인 해리슨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전에도 참전한 베테랑 군인이었다. 전투 중 위험지역을 정찰하는 임무에 종종 드론을 썼던 그는 위험한 작업이 많은 유전에도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고 제대 후 스카이퓨처스를 설립했다. 스카이퓨처스의 시스템은 근로자가 로프에 매달려 설비를 직접 체크하는 대신 드론을 통해 취약부위가 있는지 확인해 안전성을 크게 높인다. 이탈리아 국영 에너지업체 에니(ENI)가 스카이퓨처스의 주고객이다.
이런 설비검사는 드론이 근로 작업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방법 중 하나에 불과하다. 영국 노퍽 지역의 한 농부는 1만5000파운드(2176만 원)에 중국산 드론을 구입했다. 그는 “어떤 농작물은 다 자라면 2m에 달한다. 이런 단계에 이르면 작물이 질병에 걸렸는지 등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다”며 “드론으로 보고 얻는 정보는 실로 놀랍다”고 강조했다.
드론은 고고학자들의 일상도 크게 변화시켰다. 요르단 남부의 한 고대 묘지에서 발굴작업을 하는 고고학자들은 드론을 날려, 여기서 얻은 사진을 통해 현장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발굴에 참여하고 있는 미국 시카고 드폴대학의 모락 커젤 교수는 “풍경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바뀌었다”며 “위성사진 해상도로는 불충분했는데, 이제는 과거에 발견하지 못한 변화를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닷컴과 월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드론 택배 서비스를 시험하고 있다.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 JD닷컴은 최근 무게가 1t에 이르는 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초대형 드론 개발에 착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산업용 드론이 항공 광산 조사, 송유관 검사, 인명수색과 구조, 농약 살포 등 용도가 매우 다양해 글로벌 시장규모가 오는 2020년에 1270억 달러(약 142조 원)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FT는 산업용 드론에도 단점은 있다고 지적했다. 드론이 보내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해석해야 한다는 것과 적절한 자격을 갖춘 드론 조종사를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스카이퓨처스의 경우, 조종사를 육성하는 내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