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을 통해 줄곧 여권 신장을 주장해온 페이스북의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14일(현지시간) ‘어머니의 날(Mother's Day)’을 맞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일하는 여성을 위한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샌드버그 COO는 “어머니가 되는 것은 가장 보람있는 일이지만 가장 힘든 일이기도 하다”며 “어머니가 되는 순간 당신은 교사, 간호사 등의 역할을 부여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녀를 둔 여성의 40% 이상이 생업을 위해 일하고 있다”며 “페이스북은 여성이 일하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에 나는 이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자녀를 둔 여성이 다니기 좋은 직장은 그리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공공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샌드버그 COO는 정부가 나서서 일하는 여성을 지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최저 임금 인상을 대안으로 제안했다. 샌드버그는 “최저 임금이 매우 더딘 속도로 오르고 있는데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의 3분의 2는 여성”이라며 최저 임금을 인상해 임금 불평등을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급 출산 휴가와 보육료 인하 정책도 법제화되어야 한다고 샌드버그는 밝혔다. 그는 “미국은 선진국 중 유급 출산 휴가를 법적으로 보장하지 않은 유일한 나라”라며 “이는 출산 직후 엄마들이 충분히 쉬지 못하고 직장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샌드버그는 보육료도 너무 비싼 편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두 명의 자녀를 돌보는 비용이 집세보다 더 부담되는 것은 문제”라고 밝혔다.
샌드버그는 장문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자신의 어머니와 시어머니, 세 명이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샌드버그는 2013년 펴낸 자서전 ‘린인(Lean In)’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성공을 거머쥐기 어려운 사회 현실을 지적했다. 또 작년에는 여권 신장 활동을 지원하고자 약 1억 달러(약 1125억 원) 규모의 주식을 기부했다.
BBC는 워킹맘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호소하는 샌드버그의 글이 여성 관련 정책을 내놓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 아래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맏딸이자 백악관 보좌관인 이방카 트럼프는 유급 출산 휴가 정책을 제안한 상태다. 그러나 공화당 의원들은 최저 임금 인상을 포함한 유급 출산 휴가 정책을 반대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