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재활용하자는 색다른 제안을 내놓았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이 TPP에서 탈퇴했지만 멕시코는 저비용 이점을 내세운 ‘세계의 공장’ 중국을 견제하는 데 여전히 TPP가 유용하다고 보고 있다.
일데폰소 과하르도 멕시코 경제장관은 FT와의 인터뷰에서 “TPP 요소가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세 나라 간의 NAFTA 재협상에 사용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트럼프는 지난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재협상에 최선을 다하기로 합의했으나 이날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시 NAFTA를 폐기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과하르도 장관은 “패키지는 이미 트럼프의 주머니에 들어있다”며 “그러나 너무 욕심을 부리면 트럼프는 이미 손에 넣은 승리를 놓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가 미국에 대한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를 이유로 멕시코를 경쟁상대로 보는 것보다는 저비용의 중국 제조업체들에 맞서는 파트너로 봐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멕시코가 미국 제조업 일자리를 훔치고 있다는 불만에 질렸다”며 “우리는 미국이 중국에 대해 경쟁력을 유지해온 솔루션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과 멕시코는 싸우기보다는 디지털경제와 로봇화 등 도전에 같이 팀을 이뤄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하르도 장관은 “TPP 준비과정에서 생명공학과 노동 규제, 전자상거래와 지적재산권 등 분야에서 합의를 이뤘다”며 “NAFTA 재협상에서 이런 합의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멕시코 정부는 오는 2018년 7월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올해 말까지 NAFTA 재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백악관은 새 목표를 아직 서면으로 확정하지 않아 의회에 NAFTA 재협상 의사를 공식 통보하지도 않은 상태다. 회담 시작되기 90일 전에 이런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고 FT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