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인도시장 공략을 위해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핵심 전략은 인도인이 자신의 언어로 마음껏 인터넷을 서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구글은 25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에 기반을 둔 구글번역에 9개 인도 현지어를 추가한다고 밝혔다. 또 모바일 키보드인 G보드에서는 22개 인도 현지어를 적용해 이전보다 그 수를 배로 늘렸다고 밝혔다. 이에 수백만 명의 인도인 자신이 쓰는 언어로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서 자판을 치고 인터넷을 검색할 수 있게 됐다.
미국 CNN방송은 인도에서 영어가 힌디어와 더불어 공영어로 쓰이지만 주민 대부분은 다양한 현지어를 쓴다는 상황을 고려해 이런 전략을 펼치게 됐다고 분석했다.
구글은 글로벌 회계·컨설팅업체 KPMG와의 공동 조사에서 인도의 현 인터넷 사용자 4억900만 명 중 약 60%에 해당하는 2억3400만 명이 영어 대신 자신의 언어로 인터넷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영어를 쓰지 않고 현지어로만 인터넷을 쓰는 사람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구글과 KPMG 공동 조사 보고서는 오는 2021년에 5억3600만 명의 인터넷 사용자가 오직 현지어만을 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영어 사용자보다 세 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또 아직도 인도에서는 약 9억 명이 인터넷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들 모두 인터넷을 사용하게 되면 현지어 비중은 90%에 이를 전망이다. 이렇게 다양한 인도 언어환경을 공략하는 것이 시장진출의 열쇠가 되는 셈이다.
CNN은 인도에서 1600개에 달하는 지역 방언을 제쳐놓더라도 최소 10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언어가 약 30개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이들 언어 중 상당수는 독자적인 문자 체계도 있어 이를 인터넷에 반영하려면 대대적인 작업이 필요하다. 구글에 따르면 현재 인도 인터넷 콘텐츠의 절반은 영어로 돼 있다.
구글은 또 인도 인터넷 보급 확대를 위해 100개 철도역에 무료 와이파이를 설치하고 현지기업인 타타와 협력해 농촌 여성들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가르치는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MS), 인도 최대 부자인 무케시 암바니가 이끄는 릴라이언스지오네트워크 등 다른 기업도 더 많은 인도인이 인터넷을 쓰도록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CNN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