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인 바이두가 자율주행차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겠다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바이두는 19일(현지시간) 상하이오토쇼에서 미국의 달착륙 프로젝트에서 이름을 딴 ‘아폴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자동차업계와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뛰어든 기업들이 자체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도록 개방적이고 완전하면 신뢰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아폴로 프로젝트의 핵심이라고 바이두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바이두가 자율주행차량 부문의 ‘안드로이드’를 꿈 꾸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글이 파트너 업체가 맞춤 설정할 수 있는 오픈소스 플랫폼 안드로이드를 제공해 스마트폰 운영체제(OS)를 지배한 것에 영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바이두는 기술을 단계적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우선 올해 7월 제한된 환경에서 자율주행할 수 있는 기술을 공유하고 나서 연말에는 단순한 도로 조건 하에서 운행이 가능한 기술을 제공한다. 최종적으로는 오는 2020년 고속도로와 복잡한 시내 상황에서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한 기술을 공유할 것이라고 바이두는 강조했다.
앞서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2014년 전기자동차의 저변을 높이고자 관련 특허를 공유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금까지 바이두는 베이징자동차(SAIC), 체리 등 중국 자동차업체와 협력해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해왔다. 이들은 또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포드의 링컨 차량에 자율주행기기를 장착해 도로 주행 테스트를 하기도 했다.
바이두는 지난 2015년 12월 베이징에서 자사의 완전자율주행차량 도로 주행시험을 성공적으로 치렀으며 지난해 9월 캘리포니아 주로부터 시험 허가를 받았다.
자율주행차량 개발이 순탄하게 이뤄진 것만은 아니다. 지난해 말 이 분야 파트너였던 독일 BMW가 결별을 선언했다. 지난달에는 자율주행차량의 핵심인 인공지능(AI) 개발을 진두지휘했던 앤드루 응 수석 과학자가 사임했다. 또 이달 자율주행차량 부문 제너럴매니저였던 왕징이 자신의 회사를 차리기 위해 바이두를 떠난다고 밝혔다. 이에 바이두의 자율주행차량이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에 바이두는 오픈소스라는 베팅으로 국면전환을 꾀하게 된 것이다. 베이징 소재 마브리지컨설팅의 마크 냇킨 대표는 “바이두의 오픈소스 전환은 모호하다”며 “혹자는 이를 자율주행기술의 선두로 부상하려는 야심에 찬 노력이라고 볼 것이나 다른 이는 자체 기술 개발 노력이 후퇴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롤랜드베르거의 슈창 컨설턴트는 바이두의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바이두가 오픈소스 모델로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지 불분명하다”며 “그러나 이런 오픈 플랫폼을 통해서 바이두는 막대한 사용자 정보를 축적할 수 있다. 이는 매우 귀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