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8 예약판매가 연일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향후 제품 출시 이후 블랙컨슈머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갤럭시노트7 발화사건 이후 처음 출시하는 플래그십 제품이다보니 삼성의 절박함(?)을 노린 ‘블랙컨슈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예상에 따른 것이다.
특히 지난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이 불거질 당시 삼성전자는 사건을 제보한 소비자의 의견에 신중하게 대응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번에는 이 같은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철저히 원칙대로 대응한다는 설명이다.
12일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갤럭시S8 출시 이후 벌어질 여러 안정성 논란에 대해 정공법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발화 등 안정성 문제) 관련 내용이 보고되면 어떤한 경우라도 의심 없이 무조건 제품을 수거한 후, 철저하게 원인을 규명해 논란을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무선사업부내에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 조직을 신설해 대형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원칙도 세웠다. 원칙은 ‘책임감’과 ‘투명함’이다.
갤럭시S8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지금껏 내놓은 스마트폰 중 안전에 신경을 가장 많이 쓴 제품이다. 더 이상의 실수는 시장과 소비자가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삼성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안전 검사 단계를 5단계에서 8단계로 강화했다. 이를 통해 갤럭시S8은 내부 극판 눌림 현상 등 배터리 자체 품질에 대한 검사는 물론, 소비자와 동일한 조건에서 충전 및 방전을 반복적으로 시험하는 실전 적응 훈련까지 마쳤다. 배터리 용량 자체도 전작보다 줄였다. 최근 스마트폰은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게 추세였지만, 삼성전자는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제품 안정성 논란은 또 제기될 수 있다. 사실 어느 업체의 스마트폰을 막론하고 안정성 논란에서 100% 자유로울 수 있는 제품은 거의 없다. 인터넷상에선 삼성뿐 아니라, 애플 등 다른 제조사들의 스마트폰 발화 관련 제보 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블랙컨슈머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사용방식의 문제나 극소수 불량품에서 생긴 문제들도 뒤섞여 있다.
특히 이번 갤럭시S8의 경우 단 한차례의 발화 사건만 발생해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한 블랙컨슈머의 등장 역시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이들은 갤럭시S8 안정성 논란을 일으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히거나 대가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한국에 불만을 품고 있는 중국 소비자들도 요주의 대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로서는 지난번 갤럭시노트7 당시 논란 탓에 ‘블랙컨슈머’라는 단어는 사실상 지우고 소비자 대응을 해야할 것”이라며 “투명성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는 방법이 최선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