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에서 또 화학무기가 공습에 사용돼 어린이를 포함해 많은 민간인 희생자가 생겼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엔 전범 조사당국은 4일(현지시간) 반군 장악지역인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 주 칸셰이칸의 주택가에서 독가스 공격으로 의심되는 공습으로 50명 이상이 사망한 건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반군 지역에서 인명구조활동을 펼치는 단체인 화이트헬멧은 정부군의 공습 이후 알려지지 않은 가스로 약 250명이 질식 증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번 공습으로 어린이 11명을 포함해 최소 58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의료진이 부족한 가운데 부상이 심각해 사망자가 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의사들은 사망자 대부분이 질식으로 숨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망자가 100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사회에서 시리아 정부군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공습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가 계속해서 동맹군과 공모해 불법행위를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문명화된 사회는 절대 이를 무시할 수 없다”며 “알아사드 정권의 이런 가증스러운 행위는 과거 버락 오바마 정부의 취약점과 불협화음을 나타내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이번 공습은 알아사드 정권이 얼마나 야만적이고 야비하게 운영되는지 분명하게 보여준 것”이라며 “리시아와 이란이 시리아 정권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이런 끔찍한 공격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말했다.
화이트헬멧은 또 다른 공습으로 화학무기에 공격당한 환자들을 치료하던 의료센터가 파괴돼 구조대원들이 다른 병원으로 환자를 옮겨야 했다고 전했다.
유엔 시리아조사위원회는 화학무기 사용과 고의적인 의료시설 공격은 전쟁범죄이며 심각한 인권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시리아 정부는 현지 언론매체 등을 통해 반란군이 화학무기를 비축한 창고에 폭탄이 떨어져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이라고 발뺌했다.
앞서 시리아 정부군은 지난 2013년 8월 다마스커스 외곽 반란군 지역에 사린가스 공격을 퍼부어 1400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당시 시리아 정부는 국제적 압력에 못 이겨 화학무기를 전량 폐기하기로 했다. 이에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는 그동안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1300t을 폐기했으나 여전히 시리아에서는 화학무기 사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국제적인 조사에서 일부 시리아 군부대가 염소가스 공격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염소가스는 화학무기사용금지협약에서 사용이 금지된 맹독가스로 사람이 이를 흡입하면 폐가 크게 손상돼 사망에 이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5일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에 대해 긴급회의를 개최한다. 영국과 프랑스가 이날 공습에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