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시진핑 국가주석의 주도로 허베이 성에 국가급 특별신구 개발에 착수했다.
중국 당 기관지 인민일본 등 현지 국영 언론매체들은 2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남서쪽으로 약 100km, 톈진에서 서쪽으로 약 100km 에 위치한 허베이성의 슝(雄)과 룽청(容城), 안신(安新) 등 3개 현을 통합해 신도시를 개발하는 ‘슝안신구(雄安新區)’개발이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슝안신구는 1980년대 덩샤오핑이 설계한 선전경제특구, 장쩌민이 1990년대 착수한 상하이의 푸둥신구에 이은 세 번째 국가급 경제특별구역 조성 프로젝트다. 최고 지도부를 대폭 교체하는 올 가을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회(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시진핑의 권위를 더욱 높이려는 정치적 의도가 엿보인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하 닛케이)은 분석했다.
슝안신구와 베이징, 톈진을 연결하면 정삼각형 모양을 이루게 된다. 베이징 과밀화를 해소하고자 베이징과 톈진, 허베이성을 통합하는 ‘징진지(京津冀)’ 프로젝트에 방점을 찍게 되는 것이다. 슝안신구의 초기 면적은 100㎢이며 향후 이를 2000㎢로 확대한다. 베이징의 ‘비수도 기능’ 이전을 핵심으로 삼고 있지만 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연구·개발(R&D) 분야 기관을 옮겨 혁신을 주도하는 신도시를 조성하는 방안 이외 중앙정부와의 관계가 적은 지방정부 기관과 국영기업을 대규모로 이전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 내린 역사적이고 전략적인 선택”으로 “선전경제특구와 상하이 푸둥신구에 이어 전국적인 의의를 갖는 신구가 조성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은 지난해 가을 당내 특별한 존재라는 의미의 ‘핵심’ 칭호를 얻었다. 이에 시 주석은 이전에 핵심으로 불린 덩샤오핑과 장쩌민을 의식해 슝안신구 개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슝안신구 조성 책임자로는 위안퉁리 허베이성 부성장이 내정됐다. 그는 톈진의 경제특국인 빈하이신구에서 톱을 맡은 경험이 있다. 또 당은 선전시 당서기인 쉬친을 허베이성 부서기로 이동시켰다. 각각 톈진과 선전의 경제특구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인사를 활용해 슝안신구를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닛케이는 시 주석이 슝안신구 성공을 바탕으로 개혁개방을 기치로 한 덩샤오핑 시대를 매듭짓겠다는 의향이 있다고 풀이했다. 덩샤오핑의 지명으로 중국 최고 지도자에 오른 시 주석의 전임자인 후진타오는 중요한 연설 때마다 덩샤오핑의 업적과 개혁개방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그러나 시진핑은 덩샤오핑의 이름을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진핑의 아버지인 시중쉰이 덩샤오핑과 한때 대립했던 사실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진상이 어떻든 시 주석은 덩샤오핑 이상의 지도자가 되고자 개혁개방의 상징인 선전과 상하이 푸둥신구에 필적하는 거대 도시를 자신의 손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