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0원 넘게 급락(원화 강세)하며 5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원화 강세에 재정환율인 엔·원 환율도 1년2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달러 약세에 역외매도와 실물 펀드자금의 대량매도가 겹쳤다. 여기에 롱스탑(달러매도)성 매물과 숏포지션 구축물량까지 더해져 쏠림 현상이 극심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미국 재무부의 4월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금융당국이 개입에 나서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이같은 쏠림에 힘을 보탰다고 전했다. 일단 1120원지지 여부가 관건인 가운데 붕괴시 1110원 초반까지 직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하락 압력이 커 1100원도 열릴 것으로 예상했다.
100엔당 원화환율도 3.66원 떨어진 994.27원을 기록했다. 이 또한 지난해 2월1일 989.12원 이후 1년2개월만에 가장 낮은 기록이다.
밤사이 역외환율은 소폭 하락에 그쳤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30.0/1130.8원에 최종 호가돼 전일현물환 종가(1130.9원) 대비 0.25원 하락한 바 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달러약세에 역외 매도가 많았다. 펀드에서도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4월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앞두고 있어 당국 개입이 힘들다는 생각도 숏포지션(달러매도) 구축에 힘을 보탰다”며 “1120원 지지 여부가 중요해 보인다. 견고하다면 반등여지가 있지만 뚫린다면 숏플레이가 가속화하면서 1110원 초반대까지는 바로 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외환딜러도 “역외 중심으로 매도물량이 몰렸다. 스탑성 물량까지 나오며 방향이 한쪽으로 몰렸다. 당국경계감에 1120원은 겨우 지킨 듯 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표를 봐야하겠지만 달러 약세와 이머징 통화의 안정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하락압력을 받을 것이다. 기술적으로도 아래쪽”이라며 “단기적으로는 1100원 초반 시도도 가능할 수 있다. 1120원이 깨지면 한동안 오지 않았던 레벨인데다 과거 1100원에서 1120원까지는 가파르게 왔던 경험이 있어서다. 오늘밤 역외에서도 1100원대에 거래된다면 충분히 1100원대 시도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후 3시49분 현재 달러·엔은 0.07엔 내린 112.62엔을, 유로·달러는 0.003달러 오른 1.0768달러를 기록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