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풍(春風)탄 ‘LG G6’… 스마트폰 사업 ‘계륵’→ ‘백조’ 꿈꾼다

입력 2017-03-16 10:19 수정 2017-03-1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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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남대문에 위치한 한 이동통신사 매장 방문객들이 LG G6를 체험하고 있다.
▲12일 남대문에 위치한 한 이동통신사 매장 방문객들이 LG G6를 체험하고 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계륵’이었다. 적자가 지속되며 다른 사업에서 번 돈까지 까먹고 있었지만,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맞아 다양한 미래 사업과 접목할 아이템을 버릴 수도 없는 탓이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해 영업손실 1조2591억 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악의 실적이다. MC사업본부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데에는 2015년부터 프리미엄폰 판매가 부진했던 탓이다. 지난해 상반기 야심차게 내놨던 ‘G5’도 흥행에 실패하면서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7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부진은 전체 실적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4분기 LG전자는 전사 영업손실 352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6년 만에 첫 분기 적자다.

부진이 끝없이 이어졌지만,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이어간다는 입장을 확고히 밝혀왔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CES 2017에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가 적자를 기록했지만 복합적인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한 사업군”이라며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사업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LG전자의 꾸준한 기다림과 노력이 스마트폰 사업을 계륵에서 ‘백조’로 만들 수 있을까. 프리미엄 스마트폰 ‘G6’의 초반 기세가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분위기는 좋다. G6는 출시 후 첫 주말 3만 대 판매를 돌파했고, 높은 판매는 이어지고 있다. 2014년 5월 출시된 G3 이후 나온 LG 전략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이라는 평가다.

회사 측은 사전 체험 행사의 높은 관심, 국내외 호평, 예약판매 호조 등 LG G6의 출시 전 초반 흥행몰이가 판매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동통신 3사 대리점, 대형 전자제품 판매점 등 총 3000여 개 매장에서 G6 체험존을 운영하기도 했다. 특히 전작인 G5의 실패를 교훈삼아 혁신 대신 보편적 가치와 요구를 담아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G6 출시일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일이라는 의도치 않은 호재도 있었다. ‘탄핵기념폰’이라는 별명이 붙으며 홍보 효과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도 다음 달부터 본격 진출한다. 북미 지역 출시일은 4월 7일 또는 10일로 알려졌다. 북미 시장에서도 한국 시장 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지난해 쌓은 대규모 적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증권가에서도 LG전자의 실적에 대한 밝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14일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사업본부가 올해 매출액 12조 원, 영업손실 3212억 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작 대비 긍정적인 G6의 초기 판매와 중저가 스마트폰의 선전으로 적자폭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토러스투자증권과 KB증권도 MC사업본부의 적자폭이 작년보다 약 1조 원 이상 축소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G6가 G시리즈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보급형 스마트폰(X, K시리즈)이 높은 가성비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며 “북미, 한국, 일본 등 각 지역에서 효율적인 마케팅에 따라 글로벌 판매가 400만 대만 달성돼도 적자폭이 1조 원가량 축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부활의 결정적인 장애물은 오는 2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공개되는 ‘갤럭시S8’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을 공개한 뒤 4월 중순부터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동시에 판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갤럭시S8과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 후에도 안정적인 판매를 기록한다면 G6의 부활은 태풍이 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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