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시범아파트가 신탁방식 재건축 사업장으로는 처음으로 주민 동의율 75%를 받아내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게 됐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시범아파트는 지난 11일 한국자산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하기 위한 동의서를 얻어낸 지 40여일 만에 주민 동의 75%를 충족했다. 신탁회사가 재건축 시행자로 지정되려면 최소 75%의 동의률을 얻어내야 한다.
완공 40년을 넘도록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시범아파트는 지난해 한국자산신탁을 재건축 예비 신탁사로 선정한 바 있다.
시범아파트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올해 안에 관리처분인가를 목표로 하는데 사업을 집중할 예정이다. 내달 중 사업시행자 지정과 안전진단을 마치고 건축심의, 사업시행인가 등 인·허가 진행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시범아파트가 신탁방식으로 재건축을 진행하는 사업장 중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피하는 유일한 단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간 내 동의율 75%를 달성한 만큼 시공사로 참여하기 위한 대형 건설사들의 각축전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탁방식 재건축은 기존 조합방식 재건축과 달리 추진위원회와 조합을 설립할 필요가 없어 사업 기간을 1~3년 가량 단축할 수 있다. 조합방식의 가장 큰 문제로 꼽혀온 집행부의 비리와 횡령 문제 등을 사전에 차단해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현재 여의도에서는 수정아파트가 한국자산신탁을 예비신탁사로 선정하고, 공작아파트가 지난달 KB부동산신탁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하는 등 신탁방식 재건축 바람이 거세다.
이 관계자는 "아직 성공사례가 없어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신속하고 투명한 재건축 사업을 원하는 소유자들이 많아 이같은 방식의 재건축이 점차 확산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