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문턱이 높아지면서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찾는 대출자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비은행권의 이같은 증가세는 1월 치고는 다소 이례적이다. 2004년 1월부터 역대 1월 평균 증가세는 -2000억원이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전국적으로 2월 거래된 주택매매거래도 5만8539호로 전월 8만8601호는 물론 작년 1월 6만2365호 거래보다 감소했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이에 따라 비은행대출 비율은 32.35%로 늘었다. 이는 한은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10월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비은행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은 1조8720억원 늘어난 120조5702억원을, 기타대출은 1조692억원 늘어난 173조626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주택금융공사 등의 주택담보대출도 2조2402억원 증가한 125조1730억원을 나타냈다.
기관별로는 상호저축은행이 9775억원 증가한 19조2624억원을, 신용협동조합이 3486억원 늘어난 37조406억원을, 상호금융이 7776억원 확대된 171조8294억원을, 새마을금고가 8601억원 커진 64조861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반면 신탁과 우체국예금은 227억원 감소한 1조2024억원이었다.
최연교 한은 금융통계팀 과장은 “분할상환과 만기일시상환 등 주담대 규제가 비은행권에서는 덜했기 때문”이라며 “3월부터 분할상환에 대한 규제가 이뤄질 것이라는 소식도 영향을 미친 듯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은행권의 대출이 은행권처럼 둔화될지는 2~3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문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2조1000억원 늘어난 535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 취급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2월중 u-보금자리론 금리는 10~30년 만기 기준 2.80%에서 3.05% 수준이었다. 반면 1월중 은행 주담대출 금리는 신규취급액 가중평균 기준 3.16%였다.
반면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000호 증가에 그쳐 전월과 같은 수준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2월 증가폭 4900호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기타대출도 전월보다 8000억원 늘어난 174조3000억원을 보였다. 1월말이 설 연휴로 이에 따른 신용카드 결제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박용진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가계대출이 전월보다 늘어난 건 사실이나 증가폭이 크지 않았다. 정부의 규제정책에 따른 풍선효과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는지는 이사철이 다가오고 있어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